강릉 한 병원서 '허리 시술' 받은 후 무더기 이상 증상…1명 사망

해당 병원서 지난달 허리 시술 환자 총 440명
강원도·강릉시, 최근 2주 내 시술 환자 전수조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강원도 강릉시의 한 병원에서 '허리 통증 완화 시술'을 받은 환자들이 집단으로 이상 증상을 보인 것으로 확인돼 보건 당국이 역학조사에 나섰다.

5일 강원특별자치도에 따르면 강릉의 A 병원에서 허리 통증 완화 시술받은 다수의 환자에게 이상 증상이 발생했다는 신고가 지난달 28일 강릉시보건소에 접수됐다.

이에 따라 도감염병관리지원단, 강릉시, 질병관리청 등 관계기관과 함께 역학조사단을 구성하고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A 병원에서 통증 완화 신경 차단술 등 허리 시술을 받은 환자 8명이 극심한 통증, 두통, 의식 저하, 발열 등의 증상으로 타 의료기관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고, 대부분 혈액이나 뇌척수액에서 황색포도알균(MSSA)이 발견됐다.

황색포도알균은 의료 관련 감염으로 법정 감염병에 해당하지는 않는다.

이상 증상을 보인 8명 가운데 2명은 중환자실, 3명은 일반병실에 입원 중이며, 2명은 퇴원했지만, 1명은 신고가 접수되기 전날인 지난달 27일 사망했다.

사망자에게도 감염균이 검출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보건 당국은 사망자의 주 사망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도 보건환경연구원은 A 병원 근무자와 시술 도구, 의료기기 등에서 확보된 검체를 검사한 결과 A 병원 종사자 3건, 환경 13건에서 황색포도알균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질병관리청에 유전자 분석 등을 의뢰해 해당 의료기관과의 인과관계를 추가 확인할 예정이다.

조사가 시작되자 A 병원은 보건 당국의 시술 중단 권고에 따라 지난 1일부터 장기 휴업에 들어간 상태다.

강릉시보건소는 최근 2주 내 A 병원에서 동일 시술을 받은 환자 269명을 우선 확인하고, 단계적으로 대상을 추가해 발열과 통증 악화, 부종, 감각저하 등 건강 이상 유무를 조사할 계획이다.

지난 한 달 간 A 병원에서 허리 시술을 받은 환자는 총 44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실명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강릉 지역에서는 특정 병원이 거론되며 환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 당국은 역학적 인과관계가 명확해진 뒤 병원명 공개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