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 수사 전방위 확대…관련 인사 '줄소환'

23일 서울 종로구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으로 ‘김건희 집사’ 김예성 씨 부인 정 모 씨(왼쪽 사진부터)와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정근수 전 신한은행 부행장, 최석우 경남스틸 대표가 각각 소환 조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김건희 특별검사팀이 23일 ‘집사게이트’, 삼부토건 주가조작 등 김 여사 관련 의혹 수사를 위해 핵심 인물들을 줄줄이 불러 조사했다.

IMS모빌리티 184억 행방 추적…관련자 소환 잇따라

이날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특검 사무실에는 김 여사의 ‘집사’로 알려진 김예성씨의 배우자 정모씨가 출석했다. 정씨는 김씨가 설립에 관여한 IMS모빌리티의 구주를 보유하고 있던 이노베스트코리아의 유일한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다. 특검은 IMS모빌리티에 대대기업들이 투자한 184억원 중 46억원이 이노베스트코리아의 구주 인수에 쓰였고, 이 자금이 김씨를 거쳐 김 여사에게 전달됐을 가능성에 주목해 정씨를 집중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IMS모빌리티에 대한 투자가 김씨와의 친분을 고려한 대가성 또는 보험성 자금일 가능성에 주목한 특검은 이날도 관련 기업인을 소환 조사했다. 투자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진 정근수 전 신한은행 부행장과 최석우 경남스틸 대표가 이날 오전 출석했으며, 정 전 부행장은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았고 최 대표는 “정상적인 투자 활동의 일환이었다”며 “김 여사는 전혀 모른다”고 밝혔다. JB우리캐피탈 관계자도 오후에 출석했다.

같은 날 김 여사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도 피의자 신분으로 재출석했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1차 작전 주범 이정필씨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8000만원을 받고 “집행유예가 나오게 해주겠다”고 한 혐의(변호사법 위반)를 받고 있다. 이 전 대표는 21일 한 차례 조사를 받은 뒤, 특검 수사 방식에 불만을 품고 22일 출석을 거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표 측은 “특검의 무리한 요구에 부득이 변호인 없이 출석했다”며 “방어권 행사 차원에서 제한적으로 진술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향후 변호인 입회하에 적극적으로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부토건 수사 본격화…이일준·이응근 구속 후 첫 조사

한편 특검팀은 이날 삼부토건 주가 조작 의혹과 관련해 구속 수감 중인 이일준 회장과 이응근 전 대표이사도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지난 18일 두 사람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후 첫 조사다.

이들은 조성옥 전 회장, 이기훈 부회장과 함께 2023년 5~6월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처럼 투자자들을 속여 주가를 띄운 뒤 보유 주식을 매도해 총 369억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팀은 구속영장이 기각된 조성옥 전 회장에 대해 영장을 다시 청구할 방침이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고 도주한 이 부회장에 대해서는 전날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섰다.

‘건진법사 청탁 의혹’ 연결고리 추적…김건희 명품 수수 조사

특검은 수사 범위를 넓혀 당시 대통령실 인사들과의 연관 가능성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순방에 나섰던 시점과 김건희 여사가 통일교 측으로부터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진 6000만 원 상당의 그라프 목걸이를 착용한 정황이 맞물리면서 대통령 부부와 주변 인물들의 연루 여부가 수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검은 이날 조연경 전 대통령실 부속실 행정관 등 당시 관계자들을 소환해 관련 경위를 집중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최근 김 여사가 받은 또 다른 청탁성 선물인 샤넬 백 관련 영수증도 확보했다. 해당 영수증은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 씨가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전달한 선물로, 통일교 측이 자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외가 6촌 친척인 최승준 전 시민사회1비서관도 소환됐다. 특검은 김 여사가 대통령실 자원을 사적 이익에 활용했는지 여부를 수사 중이다.

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