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귀하다는 서울 신축 아파트마저…"6000만원 싸게 팔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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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규제에 서울 분양권도 '마피' 속출
입주 앞둔 신축 분양권 '마이너스 프리미엄' 증가
1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강북구 미아동 '한화포레나미아' 전용면적 84㎡ 분양권이 10억8750만원에 매물로 나왔다. 분양가 대비 6000만원 낮은 가격이다. 전용 80㎡는 분양가보다 7000만원 낮은 10억2640만원에 매물로 등록됐다. 오는 11월 입주를 앞두고 마피 매물과 분양가와 동일한 가격인 '무피' 매물이 급증하고 있다.
이달부터 입주하는 구로구 오류동 '천왕역모아엘가트레뷰' 전용 67㎡ 분양권도 분양가와 동일한 8억4900만원에 매수자를 찾고 있다. 내년 3월 준공 예정인 도봉구 도봉동 '도봉금호어울림리버파크' 전용 84㎡ 분양권도 8억5700만원에 매물이 나왔다. 분양가 대비 4000만원 낮은 가격이다. 같은 면적으로 분양가보다 2000만원 낮은 마피와 분양가와 동일한 가격에 파는 무피 매물도 등록됐다.
지방에서나 찾아볼 수 있던 마피 매물이 서울에서 등장한 배경에는 6·27 부동산 대책이 있다. 정부는 지난달 수도권과 규제지역에서 실수요자의 주담대 상한을 6억원으로 제한하고 다주택자 주담대를 금지했다. 새 아파트 수분양자가 세입자를 받아 보증금으로 잔금을 낼 때 이용하던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도 금지됐다. 주담대를 받을 때는 6개월 내 실거주 의무도 부여했다.
통상 자금 여력이 부족한 수분양자는 추가 대출을 받거나 세입자를 받아 잔금을 냈지만, 정부의 대출 규제에 이러한 방법이 막히자 분양권이 마피 매물로 나오게 된 것이다. 잔금을 제때 납부하지 못하면 계약이 취소되고 계약금도 잃게 되는 만큼, 다소 손실을 감수하고 매도에 나선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새 아파트를 분양받을 때 현금 여력이 중요해지면서 향후 분양 경쟁률은 낮아질 것"이라며 "신축 선호 현상에 시세보다 비싼 단지들도 분양이 됐지만, 앞으로는 입지가 뛰어나거나 가격 경쟁력이 있지 않은 단지는 고전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