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단 근로자도 '천원의 아침밥' 먹는다

대학생서 직장인으로 확대

구내식당 등서 식사시 정부 지원
농식품부, 국정기획위에 오늘 보고
李 공약…취준생까지 확대 주장도

"전형적인 선심성 정책" 비판
소상공인 식당 피해 우려도
정부가 대학생에게 제공하던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지역의 산업단지 근로자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18일 밝혔다. 사진은 ‘천원의 아침밥’을 배식 받고 있는 경희대 학생들. /뉴스1
정부가 직장인판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추진한다. 지역의 산업단지 근로자 등에게 아침밥을 시중 가격보다 저렴하게 제공하는 사업이다. 직장인의 아침값 부담을 덜어주는 동시에 쌀 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목적에서다.

18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는 19일 국정기획위원회에 ‘직장인 천원의 아침밥’ 사업 추진 계획을 보고할 예정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이재명 대통령이 공약으로 밝힌 직장인판 ‘천원의 아침밥’ 사업 보고를 준비하고 있다”며 “기획재정부와 내년 예산안에 관련 사업을 반영할지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대학생에게 아침밥을 1000원에 제공하는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운영 중이다. 대학생이 1000원을 내면 정부(농식품부)가 1000원을 지원하고 나머지는 학교가 부담하는 구조다. 서울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자체 예산으로 지원하기도 한다. 청년들이 아침밥을 먹도록 장려하면서 쌀 과잉 공급 문제도 해결하기 위해 2017년 처음 시행했다. 올해 이 사업에 참여한 대학은 200곳으로 지난해보다 14곳 늘었다.

정부는 산업단지 근로자로 천원의 아침밥 지원 대상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기업 및 산단이 운영하는 구내식당 등에서 1000~3000원가량에 아침밥을 사 먹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이 우선 검토되고 있다. 정부가 1000~2000원을 지원하고 기업이 나머지를 부담하는 방식이다. 아침을 무료로 제공하는 기업에 정부가 세제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의 방식도 거론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11일 페이스북에 “대학생과 노동자에게 ‘천원의 아침밥’을 제공하겠다”고 적었다.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공약집에도 생활비 절감 대책의 하나로 ‘전국산업단지 근로자를 위한 천원의 아침밥 사업 지원’이 담겨 있다. 정부 일각에서는 천원의 아침밥 대상을 취업준비생으로 확대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일부 지자체는 자체적으로 ‘직장인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하고 있다. 2023년 전국 최초로 근로자 조식 사업을 한 광주광역시는 하남산단과 첨단산단 조식지원센터에서 시중 가격 대비 50%가량 저렴한 가격에 김밥, 샌드위치, 샐러드 등 간편 조식을 판매 중이다.

물가 안정 대책의 일환이라지만 국민 세금으로 직장인의 아침 식사를 지원하는 게 맞냐는 지적이 나온다. 전형적인 선심성 정책이란 비판이다. 매출 감소가 예상되는 주변 식당의 반발도 예상된다. 산업단지 근로자로 시작하더라도 향후 선거를 거칠 때마다 대상자가 무분별하게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미 아침밥에 이어 점심밥으로 범위를 확대하자는 논의도 진행 중이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는 지난 13일 식품업계와의 간담회에서 “‘대학생 천원의 아침밥’과 ‘경로당 주 5일 점심’을 입안한 경험이 있다”며 “‘직장인 든든한 점심’까지 일종의 3대 세트로 발전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