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능을 가능으로”…우당탕탕 한국 첫 뮤지컬 제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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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더 퍼스트 그레잇 쇼' 리뷰지난해 국내 뮤지컬 티켓 판매액은 4650억원으로 클래식 시장(1010억원)의 4배를 웃돌았다. 'K뮤지컬'의 위상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대학로에서 시작한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은 미국 공연예술계 최고 권위의 토니상 수상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뮤지컬 생소했던 1960년대
북한 뛰어넘는 공연 위해
초짜 연출과 배우 뭉치다
오는 1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중심인물은 중앙정보부의 존재감 없는 문화예술혁명분과 실장 유덕한과 그의 실수로 연출을 맡게 된 배우 지망생 김영웅이다. 유 실장은 "북한 피바다 가극단을 능가하는 공연을 만들라"는 각하의 명을 받고, 생전 듣도 보도 못한 '뮤지컬'을 기획하게 된다. 동명이인으로 잘못 뽑힌 김영웅 연출은 엉겁결에 극단의 경리를 작가로 데려온 뒤 성악가, 소리꾼, 무속인 등 출신도 제각각인 배우들과 합을 맞춘다.
극중 연출과 배우들은 "불가능을 가능으로!"라는 구호를 외치며 공연을 올린다. "이제 와서 못 할 게 뭐야, 결말은 해피엔딩으로 간다"는 메시지처럼 팍팍한 현실 속에서 긍정의 기운을 북돋는다. 황무지 같던 K뮤지컬이 브로드웨이도 인정하는 수준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어설프고 엉망이어도 끝까지 함께 하겠다"는 앞선 세대의 용기와 도전 덕분이라는 울림이 남는다.
무대연출은 다소 아쉽다. 배경은 자주 바뀌는데 LED(발광다이오드) 화면에 주로 의존해 심심한 느낌이 든다. 예술가를 꿈꾸는 두 주인공의 서사를 강화하면 감동적인 결말로 이어지는 개연성이 더 살아날 수 있을 것 같다.
유덕한 실장 역은 박성훈·이창용, 김영웅 연출 역은 이승재·조형균이 맡는다. 공연은 오는 1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허세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