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대선 앞두고 자체 콘텐츠에 사활 거는 여야 [여의도 와이파이]

민주당, 11일 생방송 '블루파크' 첫 방송
친한동훈계 '언더73'도 유튜브 채널 개설
'블팍' 예고편 중 한 장면. / 사진=유튜브 캡처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정치권이 자체 1인 미디어를 활용한 홍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존 미디어의 게이트키핑을 거치지 않고 정치인들이 직접 대중과 소통한다는 취지이나, 일각에선 정치 편향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11일 오후 5시 민주당 홍보국이 직접 기획·제작한 생방송 라디오 콘텐츠 ‘블루파크(블팤)’의 첫 방송을 진행한다고 10일 예고했다. 블팤은 ‘민주당의, 민주당을 위한, 민주당에 의한 방송’을 표방하는 유튜브 라이브 방송이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매불쇼’ 등 언론인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대신 앞으로는 정치인들이 직접 마이크를 잡고 당의 입장을 전하는 이른바 '편파중계'를 하겠다는 것이다.

진행자는 MBC 전 아나운서 출신인 한준호 민주당 의원이 맡기로 했다. 한 의원은 “그동안 민주당의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있었다"며 "각종 현안부터 후일담까지 흥미롭게 다뤄, 국민이 정치를 더욱 쉽고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에 앞서 민주당은 지난 7일 시민들로부터 우리 사회가 합의해야 할 질문을 제안받고 필요한 정책을 공론화하는 플랫폼 ‘모두의질문Q’를 출범했다. 유튜브 채널 ‘오피큐알(OPQR·오늘 필요한 질문 알려드림)’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이중 일부 제안자들을 인터뷰한 영상을 공개한다.

1973년생 이하 친한(친한동훈)계 정치인들의 모임인 ‘언더73’도 지난 1일 유튜브 채널 ‘언더73 스튜디오’를 개설했다. 김상욱·김예지·진종오 국민의힘 의원 등 언더73 구성원들이 지난 7일 김영삼도서관을 방문한 내용을 첫 화 콘텐츠로 다뤘다. 채널은 일주일 만에 구독자 2만 2000명을 모았다.

정치권 관계자는 “정치인들이 기성 언론 혹은 기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하는 것도 방법이겠지만 제3자가 기획·제작하다 보면 원하는 목소리를 못 낼 수 있다”며 “지지자를 향해 직접 메시지를 내기에는 자체 채널이 효율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좌우를 막론하고 정치인들이 기성 언론 대신 자체 유튜브 콘텐츠를 활용하는 양상이 펼쳐지면서 일각에선 정치 편향이 극대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한 쪽의 입장만을 다룬 유튜브 채널에 빠지다 보면 시청자의 확증편향은 강화될 수 있다"며 "유튜브의 정보와 기성 언론의 정보를 비교하며 뉴스를 소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대로 당이 바라는 대로 대중에게 영향을 발휘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의견이 있다. 유현재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유튜브 시장이 커지니까 너도나도 제작에 뛰어든 양상"이라며 "시청자에 대한 철저한 분석 없이 콘텐츠를 기획하면 대중의 관심을 얻기 힘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