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비싼 엔비디아 AI칩 필요한가?" vs "고성능 칩 수요 더 커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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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업계서도 엔비디아 지배력 놓고 '갑론을박'
"AI칩 '규모의 법칙' 통용 의문"
가성비칩 써도 성능 극대화 가능
엔비디아 매출·수익성 떨어질 것
"딥시크, 고성능칩 5만개 숨겨"
AGI 개발 위해 AI 가속기 필수
메타·MS "AI 투자 안 줄인다"ㅁ
○흔들리는 AI 반도체 ‘규모의 법칙’
딥시크의 등장으로 이런 스케일링 법칙에 의문이 생겼다. 딥시크는 메타가 최신 AI 서비스 개발에 사용한 비용의 10분의 1 수준인 557만6000달러(약 78억8000만원)로 AI 모델 개발비를 줄였다. ‘AI 반도체에 대한 더 많은 투자→더 좋은 AI 서비스’라는 공식이 깨질 수 있음을 보여준 대목이다.
빅테크 등 고객사가 고사양 AI 가속기 주문을 줄이면 당연히 엔비디아 수익성이 나빠진다. 시장조사업체 야르데니리서치는 “기술 기업이 딥시크로부터 저렴한 그래픽처리장치(GPU)로 AI 시스템을 설계하는 방법을 배운다면 엔비디아엔 반갑지 않은 일”이라고 분석했다.
○고사양 AI칩 써야 AI 기술 발전
현재 AI 서비스가 인간 수준의 AI를 뜻하는 범용인공지능(AGI)에 못 미치기 때문에 고사양 AI 가속기를 활용한 투자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저사양 H800을 활용해 기술력을 끌어올리는 방법이 알려졌으니 성능이 4~5배 뛰어난 H100 같은 제품의 수요가 커질 것이란 얘기다. 투자은행(IB) 씨티는 “더 매력적인 테라플롭스(TFLOPS·초당 조 단위 연산) 성능을 제공하는 고사양 GPU에서 빅테크가 벗어날 가능성은 적다”고 했다.
엔비디아는 27일 공식 입장을 통해 “AI 추론(서비스)엔 엔비디아 GPU와 고성능 네트워크 기술이 꼭 필요하다”며 “딥시크의 부상이 더 많은 AI 가속기 수요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딥시크 쇼크를 계기로 미국과 중국의 AI 경쟁이 고조되면 AI 투자액이 기하급수적으로 늘 것이란 관측도 있다.
갑론을박이 치열한 가운데 빅테크는 ‘투자를 줄이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정리되고 있다. 올해 650억달러(약 100조원)를 AI에 투자한다고 밝힌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29일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여전히 대규모 투자가 장기적으로 전략적 이점이 될 것”이라며 “현재로선 (투자 축소) 결정을 내리기에 이른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날 콘퍼런스콜을 진행한 마이크로소프트(MS)도 ‘AI 투자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