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감귤도 못 먹겠네"…생산자물가 2개월 연속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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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귤·무 22% 급등…서민 밥상 '위협'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지난해 12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1월(119.10)보다 0.3% 오른 119.51로 집계됐다. 지난해 11월(0.1%) 넉 달 만에 반등한 이후 연속 상승세인데, 1년 전과 비교하면 1.7% 뛰었다.
생산자물가는 최종 소비자에게 판매되기 이전 기업(생산자) 간에 거래되는 가격을 보여주기에 소비자물가에 선행하는 지표로 여겨진다. 이번 상승은 농·축산물 등 먹거리 물가 영향이 컸다.
농림수산품 생산자물가는 한 달 만에 2.8% 급등했다. 작황 부진으로 농산물이 3.4% 올랐고, 축산물도 연말 수요 증가와 공급 부족이 겹치면서 3.7% 뛰었다.
특히 서민 밥상에 자주 오르는 농·축산물 가격이 크게 치솟았다. 감귤이 전월 대비 22.6% 급등했고, 무도 22%나 올랐다. 닭고기는 14.3%, 쇠고기도 4.1% 상승했다.
공산품은 국제유가와 환율이 오르면서 석탄 및 석유제품(2.2%)과 화학제품(0.4%) 등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0.3% 올랐다. 전력·가스·수도·폐기물은 산업용 도시가스(4.9%) 등의 상승세로 인해 전월 대비 0.4% 올랐다.
수입품까지 포함해 상품·서비스 가격 변동을 측정한 국내 공급 물가는 12월 전월 대비 0.6%,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으로 집계됐다. 원재료(1.7%), 중간재(0.5%), 최종재(0.7%)가 모두 상승했다
이문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11월에 이어 12월에도 환율 상승 여파로 수입 물가가 오르면서 생산자물가에 비해 국내 공급 물가 상승 폭이 컸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환율이 계속 오름세를 보이고 수입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국제유가도 1월 들어 전월비 8% 내외로 크게 올랐다"며 "이달 수입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생산자물가는 국내외 경기, 공공요금 조정 등에 영향을 받아 방향성을 지켜봐야 한다"며 "현재로선 상승 요인이 있지만 전체적인 방향은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소비자물가 상승도 예상됐다. 이 팀장은 "반영되는 시기라든지 폭은 국내외 경기, 가격 경쟁력 등을 고려해야 하지만, 국내 공급 물가가 오르면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도 반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