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한파' 삼성전자…"상반기 D램 반등 어렵다"

4분기 영업익 6.5조로 부진
스마트폰·PC용 수요 대폭 감소
"내년 반도체 성과급 올해 수준"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한파 영향으로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지난해 4분기 잠정 실적을 내놨다. 올해 반도체 실적 전망치도 상대적으로 부진한 작년 수준으로 설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범용 D램 가격 하락과 고대역폭메모리(HBM) 납품 지연,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수주 부진 등 악재가 겹친 결과다.
8일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증권가 추정치인 7조9705억원을 밑돈 6조5000억원이라고 발표했다. 삼성전자 서울 서초사옥 모습. /이솔 기자
삼성전자는 8일 “2024년 4분기 잠정 매출 75조원, 영업이익 6조5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0.7%, 영업이익은 130.5% 늘었다. 하지만 시장 기대치에는 크게 못 미쳤다. 증권사의 영업이익 추정치 평균(7조9705억원)보다 18.4% 밑돌았다.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실적을 끌어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스마트폰과 PC 수요가 줄어들며 관련 메모리 반도체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며 “메모리 매출은 고용량 제품 판매 확대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지만 연구개발(R&D) 비용과 첨단공정 구축 비용이 늘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파운드리 부문은 수요 부진에 따른 가동률 하락 여파로 2조원 넘는 적자를 냈다. 실적 버팀목 역할을 해온 디스플레이와 스마트폰 부문도 부진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에도 범용 D램 가격 하락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 등 중국 기업이 범용 D램을 저가에 쏟아내고 있어서다. 삼성전자 DS 부문은 이런 점을 감안해 올해 실적을 토대로 내년 직원에게 줄 성과급(OPI) 지급률 전망치를 올해와 비슷한 10%대로 공지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를 반도체 경쟁력 회복을 위한 ‘재정비 시간’으로 삼고 하반기부터 반등에 나선다는 목표를 세웠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