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여개국 중계되는 빈필 신년 음악회…새해는 '슈트라우스 2세 200주년'

2025 빈 필하모닉 신년 음악회

'지휘 거장' 리카르도 무티가 이끌어
7번째 무대로…역사상 최다 지휘 기록

요한 슈트라우스 2세 '탄생 200주년'
최초로 여성 작곡가 작품 무대서 연주
티켓 최고가가 180만원(1200유로)에 달함에도 자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클래식 공연이 있다. 매년 1월 1일 오스트리아 빈 무지크페라인 황금홀에서 경쾌한 왈츠 선율로 새해의 시작을 알리는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신년 음악회다. 제2차 세계대전 중이던 1939년 12월 31일 시작해 1941년 1월 1일부터 신년 음악회 명맥을 이어온 이 공연은 지금도 세계 90여 나라에 중계될 정도로 높은 명성을 자랑하고 있다. 한국에선 복합 상영관 메가박스, 롯데시네마를 통해 실시간 상영된다.

2025년 신년 음악회엔 빈 필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는 지휘 거장 리카르도 무티(83)가 포디엄에 오른다. 그가 빈 필 신년 음악회를 이끄는 건 이번이 일곱 번째로, 공연 역사상 최다 지휘 기록이다. 1971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 빈 필을 처음 지휘한 무티는 상임 지휘자가 없는 이 악단에서 50여년간 500회 이상의 공연을 이끈 명지휘자로도 유명하다. 빈 필은 2011년 그에게 명예 단원 칭호를 수여하며 강한 신뢰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무티는 미국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이탈리아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 미국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 등 세계 명문 악단과 오페라 명가에서 음악감독을 맡아온 명장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번 공연 프로그램은 ‘슈트라우스 가문’ 음악으로 대부분 채워진다. ‘왈츠의 왕’이라 불리는 오스트리아 작곡가 요한 슈트라우스 2세(1825~1899)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는 취지에서다. ‘집시 남작’ 서곡, ‘안네 폴카’ 등 그의 작품이 주로 등장하고, 아버지 요한 슈트라우스 1세와 동생 요제프 슈트라우스의 곡이 중간중간 삽입되는 식이다. 여기에 빈 필 신년 음악회 고정 앙코르곡인 요한 슈트라우스 1세의 ‘라데츠키 행진곡’과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등이 더해진다.

이번 신년 음악회는 사상 최초로 여성 작곡가의 작품이 연주된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빈 필은 오스트리아 여성 작곡가 콘스탄체 가이거의 ‘페르디난드 왈츠’를 선보인다. 이를 두고 뉴욕타임스(NYT)는 “가이거는 여덟 살 때부터 자신의 곡을 직접 연주하기 시작하며 주목받은 음악가”라며 “그가 열 두살 때 작곡한 왈츠는 빈 필 신년 음악회에서 새로운 역사를 쓸 것”이라고 전했다.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