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실로 만든다고요?" 방산 핵심 소재의 반전[최형창의 中企 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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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카본 조문수 회장 인터뷰
탄소섬유 복합소재로 방산 국산화 이끌어
낚싯대로 시작해 드론, LNG등 영역 확대
"美 진출해 대륙별 거점 확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한국카본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탄소섬유 복합소재를 상용화 한 기업이다. 낚싯대 재료인 카본 시트로 출발해 현재는 자동차, 항공, 조선, 건축, 레저 등 다양한 산업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최근 두각을 나타내는 분야는 방위 산업이다. 가볍고 단단한 특성 덕분에 드론과 같은 무인항공기 분야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소재가 됐다. 조 회장은 “드론이 겉보기엔 알록달록 다양한 색이지만, 페인트를 벗겨보면 까만 카본이 드러난다”며 “국내에서 만드는 무인항공기의 파이프와 날개에는 전부 우리 회사 카본이 들어간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런 인연으로 조 회장은 2017년부터 올해 3월까지 한국드론산업진흥협회 회장까지 맡았다.
CUPF는 최근 항공용 소재에 사용될 수 있도록 기술이 더 향상됐다. 한국카본은 지난해 국방과학연구소와 CUPF를 무인기 등 항공 소재에 사용될 수 있도록 공동 개발했다. 탄소섬유 기반 항공 복합소재는 기체를 가볍게 만들어 무인기의 성능을 향상하는데 필요한 핵심소재다. CUPF 두께는 기존 카본 중간재 12분의 1(0.1㎜)에 불과하다. 같은 크기의 제품을 만들 때 20% 이상 경량화할 수 있다.
하지만 주요 선진국만이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국내 무인기의 기체구조는 그동안 해외에 전적으로 의존해 왔다. 글로벌 우주항공·방산 탄소복합재 시장은 미국 헥셀, 벨기에 솔베이, 일본 도레이 등 전통의 강자들이 과점 구조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 회장은 “공동개발한 군용 무인기, 항공기 사용 소재 기술을 지난 8월 우리가 이전받아 이제 민간 항공기에도 적용할 수 있었다”며 “우주발사체, 인공위성 등에 사용되는 수입 소재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회장은 1984년 아버지 조용준 전 회장과 함께 한국카본을 설립했다. 한국카본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은 3769억원, 영업이익은 203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9%, 영업이익은 75% 증가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