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이 오면 립스틱은 더 팔리고, 팬티는 덜 팔린다 [책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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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경제학립스틱은 불황이 오면 더 잘 팔린다고 한다. 경기가 고꾸라지면 값비싼 보석이나 명품 가방을 포기하는 대신 '가벼운 사치'인 립스틱으로 기분을 내려는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주머니가 얇아져도 자존감을 충족하고 싶어하는 심리가 반영된 결과다. 경기와 립스틱 판매량 사이 상관관계는 '립스틱 지수'로 불리며 불황을 내다보는 지표중 하나가 됐다.
조원경 지음
페이지2
328쪽│1만9800원
남성에게도 립스틱 같은 지표가 있을까.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을 지낸 앨런 그린스펀은 남성의 팬티에 주목했다. 불경기엔 남들에게 보여줄 일 없는 속옷부터 덜 산다는 이유에서다. 불황과 치마 길이의 관계를 설명한 햄라인 지수, 코로나19 때 마스크 착용으로 '용도폐기'된 립스틱의 자리를 이어받은 매니큐어 지수 등 인간 심리에 기반한 경기 분석은 낯선 일이 아니다.
특정 주제를 깊이 파고들기보다는, 20개 주제에 대한 학계의 다양한 논의를 흥미롭게 소개한다. 관심 가는 주제에 대해 보다 깊이 있게 알고 싶다면 관련 분야의 다른 책과 함께 읽는 것을 권한다. 예를 들면 현대인의 집중력 감소로 인한 숏폼 미디어의 확장세를 설명한 2장의 경우 <도둑맞은 집중력>과 함께 읽어볼 만하다.
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