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A 과정을 통해 단기간 다양한 경험, 사고의 틀 키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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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들에게 듣는다…MBA 재학·졸업생 4人 인터뷰
재무회계·조직인사·마케팅 등 실무에 큰 도움
해외 연수 통해 시야 넓히고 네트워크도 구축
다양한 관점의 통찰력 습득, 개인 성장 큰 도움
“회사 내 직급이 점차 높아지면서 경영전문대학원(MBA) 진학을 고민하게 됐어요. 과거에는 ‘경험’만으로 일할 수 있었다면, 지금은 빠른 속도로 변하는 사회에서 강한 ‘적응 능력’을 갖춰야겠다고 느꼈거든요. MBA 과정을 통해 단기간에 다양한 경험을 하고 사고의 틀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23년째 GC녹십자와 GC셀 홀세일팀에 몸담고 있는 권왕기 씨는 2021년 건국대 경영전문대학원 KUMBA에 입학해 올해 8월 졸업을 앞두고 있다. 입학 전 그는 회사에서 일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새 트렌드를 따라잡기가 어려워졌다고 느꼈다. 권씨는 “디지털 전환, MZ세대 인력의 효율적 관리 등을 체계적으로 공부할 필요가 있다고 체감했다”며 “현장 경험이 풍부한 교수님들의 강의와 다양한 업계 원우들과의 토론을 통해 여러 관점의 통찰력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MBA 진학을 선택한 계기는 무엇입니까.
▷백준혜(알토대 MBA 졸업)=삼성전자 디자인경영센터 디자인전략팀 수석디자이너로 근무하며 유저 리서치에 기반한 사용자경험(UX) 디자인, 인터랙션 디자인, 디자인 전략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경력이 쌓일수록 디자이너에게도 비즈니스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MBA를 통해 경영학 기반의 분석적이고 이성적인 의사 결정 방법을 배우고 싶었습니다. 핀란드 현지에서 ‘디자인 경영’ 강의를 들을 수 있었던 것도 알토대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학부시절부터 디자인과 미술을 전공하며 감성적인 면을 다루는 것은 익숙했지만, 영감을 받아 창조한 디자인을 어떻게 전달하고 확산할 수 있는지 그 방식을 결정하는 데 핀란드 MBA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MBA에서 배운 내용이 업무에 도움이 됐습니까.
▷김찬중=원래 진학 목적이던 네트워크 확장 면에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동기들과는 지금도 수시로 연락하고 있고 IT(정보기술), 헬스케어, 여행, 스타트업 등의 산업군별 모임도 있습니다. 채용 정보도 활발히 공유되고 이를 통해서 이직하기도 합니다. 성균관대 SKK GSB 프로페셔널 MBA는 야간 MBA 과정이지만, 인디애나대 켈리스쿨과 미국 현지 MBA 복수학위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두 명문 대학의 동문으로서 국내 및 해외 네트워크를 모두 누릴 수 있는 점이 무척 좋았습니다.
▷신두진=e커머스 분야에서 실무적으로는 오랜 경험을 쌓을 수 있었지만 기업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많은 것이 부족한 상태였습니다. 재무회계 수업을 들으며 재무제표를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고, 경영전략 수업을 들으며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는 능력이 향상됐습니다. 조직인사 관련 수업을 들으며 인간관계에 대해 더 생각해보고, 마케팅 수업을 들으며 좀 더 체계적인 마케팅 전략을 세울 수 있게 됐습니다.
▷힘들었던 부분은 없었습니까.
▷김찬중=낮에는 업무하고 밤에는 육아를 하면서 많은 양의 자료까지 소화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많은 과목이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의 케이스들을 위주로 수업해서 이 자료들을 미리 읽고 소화해야 수업을 원활히 따라갈 수 있었습니다. 저는 미리 팀원들과 케이스 내용을 공유해서 이해도를 넓히고, 아이를 재우고 틈틈이 자료들을 읽으면서 해결해 나갔습니다.
▷백준혜=초기에는 금요일과 주말에 공부를 하는 부분이 체력적으로 쉽지 않았습니다. 주말에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것이 어려웠지만 덕분에 월요병이 사라지는 새로운 경험을 했습니다. 핀란드 현지 연수기간을 물리적으로 비우는 부분도 쉽지는 않았지만, 어려웠던 만큼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커리어패스가 서로 다른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며 에너지를 얻고 몰랐던 분야, 산업에 대해 배우는 즐거움이 무척이나 컸기 때문에 힘듦 이상의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MBA 진학 희망자에게 조언해주십시오.
▷백준혜=MBA는 독서와 유사하다고 생각합니다. 유한한 시간 속 경험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는데, 사고의 폭과 깊이를 넓고 깊게 해줍니다. MBA 과정이 거인의 어깨에 올라설 수 있도록 도와준 것 같습니다. 대단한 기업들의 성공 비결, 일의 관점을 다르게 보는 시각 등 그간 좁은 시야에 갇혀 보지 못한 것들을 볼 수 있게 해줬습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