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녹취록' 공개한 유튜브, 이번엔 李 광주 유세 합성 논란

강용석 "이재명, 광주서도 건질 사진 없었나"
문 대통령 광주 유세 당시 구름 인파 몰려

李 후보 측 아닌 '서울의소리'서 사진 합성
이재명·이낙연, 광주서 유권자 지지 호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이낙연 전 대표가 27일 '호남정치 1번지' 광주 동구 충장로에서 열린 즉석 거리연설에서 손을 맞잡은 채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사진=뉴스1
강용석 변호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건질 사진이 없어 문재인 대통령 광주 유세 당시 사진을 합성했다고 비판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강 변호사는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후보가 광주에서조차 건질 사진이 없어서 5년전 문 대통령의 사진을 가져다 썼다"며 "안습('안구에 습기가 차다'의 줄임말로 슬프거나 안타까워서 눈물이 나는 상황을 의미)이다"라고 적었다.강 변호사가 공개한 '이재명 후보, 시민과 함께 광주 우다방에서 보장께'라는 제목의 유튜브용 영상의 썸네일에는 구름인파가 이 후보를 둘러싼 모습이 담겼다. 강 변호사는 이 사진 원본이 이 후보가 아닌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광주를 방문했을 당시의 유세현장 사진이라고 공개하며 이 후보 유세현장에 인파가 몰리지 않았음을 우회적으로 저격했다.
강 변호사는 앞선 게시물에서도 "그래도 광주(유세)인데 대선 후보라면 백만은 안돼도 적어도 만명은 모여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이정도면 천명, 아니 300명쯤 될까"라고 적은 인원이 모였음을 강조했다.

하지만 그가 비판한 문 대통령 광주 유세현장과 합성한 썸네일은 민주당이 아닌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의 7시간 녹취록을 공개한 유튜브채널 '서울의소리'에서 작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후보 측이 의도적으로 많은 인파가 몰렸던 문 대통령의 광주 유세 사진을 합성했다는 강 변호사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었던 것.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대선을 앞두고 두 차례에 걸쳐 충장로우체국을 찾았다. 당시 문 대통령이 벌였던 유세에 수많은 인파가 몰렸고, 호남에서 압도적인 득표율을 기록하며 대선에 승리했다.

'서울의소리'는 김건희 녹취록 공개에 이어 유세현장 사진 합성으로 민주당의 'X맨' 역할을 톡톡히 하게 됐다. '서울의소리' 이 모 촬영기사는 자신이 김 씨와 통화한 내용을 MBC에 제공해 '스트레이트'를 통해 전파를 타게 했다. 민주당 인사들은 '스트레이트' 본방사수 운동까지 벌이며 해당 녹취록이 정치권에 불러 일으킬 파장에 기대감을 가졌으나 윤 후보 지지율은 타격을 받지 않고 오히려 호감도를 높이는데 일조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민주연구원장을 맡고 있는 노웅래 민주당 의원은 '김건희씨 녹취록 공개' 뒤 지지율 추이에 대해 "우리가 예상했던 것과 많이 다르다"며 "우리가 예상할 때는 녹취내용이 나오면 윤석열 후보 지지율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예상을 했다"고 했다.노 의원은 25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녹취록 내용을 들여다보면 이건 최순실보다도 더 할 수도 있겠다, 더 독할 수도 있겠다는 면이 있는 건데 그런 면이 작동이 안 되고 플러스요인이 작동돼서 황당하다"며 "심각한 문제인데 플러스요인이 작동한다는 것을 이해할 수도 없고 이렇게 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사진=강용석 변호사 페이스북 캡쳐
한편 이 후보는 지난 27일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광주 충장로우체국을 방문해 광주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충장로우체국에서 즉석연설을 통해 "광주를 믿고 국민을 믿고 원래 걸어왔던 길을 따라 쭉 그대로 가면 여러분이 목표에 이르게 해주실 건가"라며 "여러분이 희망이다"라고 말했다.이 전 대표도 "제가 못난 탓에 여러분께서 부족한 저에게 걸었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그러나 시민 여러분, 오늘 이 후보를 뜨겁게 품어주셔서 감사하다"며 "이번에 민주당이 한 번 더 국정을 책임질 수 있도록 선택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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