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둔화 조짐 속 확 꺾인 실적 기대 [조재길의 글로벌마켓나우]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혼조세로 마감했습니다. 미 중앙은행(Fed)의 조기 긴축 우려 속에서 소비 둔화 조짐도 나타났습니다. 기업들의 작년 4분기 실적 발표가 이어지는 가운데 JP모간 등 대형 은행들의 비용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대표 지수인 S&P500지수는 전날 대비 0.08% 오른 4,662.85, 나스닥지수는 0.59% 뛴 14,893.75, 다우지수는 0.56% 하락한 35,911.81로 각각 거래를 마쳤습니다.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은행 총재는 이날 “Fed가 점진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할 시기에 근접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노동 시장이 매우 강하다는 명백한 징후가 있는 만큼 그런 과정을 진행하기 위한 결정에 근접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또 근원 물가가 연말엔 2.5% 정도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Fed가 주시하는 개인소비지출(PCE) 기반의 근원 가격지수는 작년 11월 4.7%를 찍었습니다. 물가가 당초 예상보다 많이 떨어지면 Fed의 조기 긴축 압력이 누그러질 수 있습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최고경영자(CEO)는 반대로 “올해 6~7회의 금리 인상이 단행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시장이 예상하는 3~4번의 금리 인상보다 훨씬 많은 숫자입니다.이 때문에 국채 금리는 급등세를 보였습니다. 2년 만기와 10년 만기 미 재무부 채권 금리는 전날 대비 모두 8bp(0.08%포인트)씩 뛰었습니다.

미국의 소매판매는 감소세로 돌아섰습니다. 작년 12월 소매판매는 전달 대비 1.9% 감소한 6268억달러로 집계됐습니다. 시장 예상(-0.1%)보다 감소폭이 컸습니다.

올해 1월의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예비치) 역시 떨어졌습니다. 68.8로, 전달(70.6)보다 낮아졌습니다. 오미크론 확산 및 물가상승 우려 속에서 소비 심리가 악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이날 발표된 은행들의 실적도 시장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습니다.

JP모간의 작년 4분기 주당순이익(EPS)은 3.33달러로, 시장 예상치(3.01달러)를 웃돌았지만 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4% 줄었습니다. 씨티그룹의 4분기 순이익도 같은 기간 26% 감소했습니다.

무엇보다 비용 증가가 타격을 줬습니다. 향후 전망도 부정적입니다. JP모간은 “비용 증가 및 수익 둔화의 역풍을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JP모간 및 씨티그룹과 달리 미 4위 은행인 웰스파고 실적은 매우 탄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작년 4분기 EPS는 1.15달러로, 전문가 예상치(1.13달러)를 웃돌았습니다. 분기 순이익의 1년 증가율은 86%에 달했습니다. 시장에선 소매금융 강자인 웰스파고가 금리 상승기에 최적화된 모델을 갖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지난 1년여간 주가가 80% 이상 급등한 배경입니다.

국제 유가는 또 올랐습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물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전날 대비 2% 이상 뛰었고 배럴당 84달러를 돌파했습니다. 미 백악관은 “러시아가 수주 내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 자원 강국인 우크라이나가 전화에 휩싸이면 국제 에너지 가격이 더 뛸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이날의 ‘글로벌마켓나우’ 이슈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은행주 역주행 왜? ② 오미크론·물가로 소비 둔화 조짐 ③ 다이먼 “올해 금리 6~7회 인상” ④ 넷플릭스, 엇갈린 평가 속 요금 인상에 주가 급등 ⑤ 신흥국서 터진 고물가 충격 등입니다.더 자세한 내용은 한경 글로벌마켓 유튜브 및 한경닷컴 방송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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