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 회사채 시장 화려한 데뷔

1500억 모집에 9100억 몰려
현대글로비스가 회사채 시장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모집액의 여섯 배가 넘는 투자 수요가 몰릴 정도로 기관투자가들의 매수경쟁이 치열했다.

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가 15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해 이날 기관들을 상대로 진행한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총 9100억원의 매수 주문이 쏟아졌다. 1000억원을 모집한 5년물에 6200억원이, 500억원어치 발행을 계획한 7년물에 2900억원이 몰렸다.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 발행주관을 맡았다.기관들이 우량 회사채를 매수하려는 수요가 많아 흥행에 성공했다. 주요 기관들은 올초 새로 들어온 자금을 운용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우량등급 회사채를 담고 있다. 최근 기업 신용등급 하락 위험이 커지면서 우량물 선호현상이 더욱 강해지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이달에만 LG화학(2조3700억원)과 SK하이닉스(2조700억원) 두 곳이 2조원이 넘는 채권 투자 수요를 확보했다. 현대글로비스의 신용등급은 10개 투자적격등급 중 세 번째로 높은 ‘AA’(안정적)다.

현대글로비스의 지속적인 성장세 역시 기관들의 관심을 끈 요인으로 꼽힌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18조2700억원, 영업이익은 8765억원으로 2018년에 비해 각각 8.3%, 23.4% 증가했다.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의 자동차 관련 제품 운송을 통해 안정적으로 실적을 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벤츠, 테슬라, 포드, BMW, GM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물류도 맡으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현대글로비스의 완성차 해상운송 부문 중 비계열 매출 비중은 52%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50%를 넘겼다.

현대글로비스는 넉넉한 투자 수요가 모이자 채권 발행금액을 최대 3000억원까지 늘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채권 발행금리도 당초 희망했던 수준보다 크게 낮출 가능성이 높다. 이 회사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운송사업을 위한 자재 매입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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