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3기 신도시 교통망 '예타' 건너뛴다
입력
수정
지면A1
LH가 사업비 전액 부담 추진정부가 수도권 3기 신도시의 핵심 교통망인 고양선(가칭)과 서울지하철 3호선 연장(송파구 오금역~경기 하남시 덕풍역) 사업을 예비타당성조사를 받지 않는 방식으로 추진한다. 예비타당성조사 통과까지 걸리는 2~3년의 시간을 절약해 신도시 입주민의 교통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전철 등 교통망 구축이 기약 없이 늦어지고 있는 위례 등 2기 신도시 입주민들이 형평성을 들어 거세게 반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2기 신도시 주민들 불만 '폭발'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9일 “고양선과 3호선 연장 사업은 사업시행자인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사업비를 100% 부담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재정을 투입하지 않으면 예비타당성조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 예비타당성조사는 경제성, 재원 조달 방법 등을 따져 대규모 신규 사업 추진 여부를 판단하는 절차다.
고양선·3호선 하남 연장 교통망 확충 빨라지지만
입주민 교통 부담금은 큰 폭 오를 듯
고양선에는 향동지구역과 지구 내 역 3개, 화정지구역, 대곡역(3호선·경의중앙선·GTX-A·대곡소사선), 고양시청역 등 총 7개 역이 신설된다. 또 6호선 새절역을 통해 다른 노선으로 갈아탈 수 있다. 새절역에는 서울대~여의도~신촌~새절역을 잇는 서부선 연장도 계획돼 있다. 이들 노선이 모두 개통되면 창릉지구에서 여의도까지 35분이면 갈 수 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인 서부선 개통을 기다리지 않고 고양선 신설을 추진할 방침”이라며 “창릉지구 주변 향동지구, 화정지구, 원흥지구 등의 주민도 교통개선 효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통망 확충 속도는 빨라질 수 있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무엇보다 사업시행자인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정부 재정에 의존하지 않고 추진함에 따라 해당 지역 입주민이 내야 하는 ‘광역교통개선부담금’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란 우려가 크다. 광역교통개선부담금은 교통 수요자가 재원을 부담하는 ‘원인자 부담원칙’에 따라 부과된다. 2기 신도시 입주민 1인당 낸 부담금은 평균 1200만원이었다. 사업시행자인 LH가 사업비를 떠안는 구조로 사업을 추진하면 이전보다 많은 부담금이 입주민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
실제 정부는 지난해 말 3기 신도시와 광역교통대책을 발표하면서 “기존의 두 배가 넘는 광역교통개선부담금을 투입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 교통 전문가는 “이론적으로는 LH가 개발 이익을 다시 해당 지역에 환원하는 개념이지만 LH로서도 비용 부담 능력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LH가 사업비를 감당하는 구조로 바뀌면 입주민 분양가에 반영되는 광역교통개선부담금이 상향 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 관계자는 “3기 신도시 교통망 확충 계획이 지하철과 도로, 간선급행버스(BRT) 등 종류가 다양하고 사업 규모도 작지 않은 만큼 광역교통개선부담금이 확대될 수 있다”며 “다만 아직 구체적인 사업비 산출 등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얼마나 늘어날지는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