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으로 향하는 유커…아모레 기는데 시세이도는 훨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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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세이도, 올들어 43% 급등한국과 일본의 1위 화장품 업체인 아모레퍼시픽과 시세이도의 주가가 엇갈리고 있다. 올 들어 아모레퍼시픽 주가가 30% 넘게 떨어지는 사이 시세이도는 40% 이상 올랐다.
아모레퍼시픽은 30% 이상 급락
中 관광객 유입 회복세 더뎌
증권사들, 줄줄이 목표주가 낮춰
두 업체는 중국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데 유커(중국인 관광객)의 일본 선호가 뚜렷해지면서 시세이도가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모레퍼시픽이 과거처럼 중국에서 폭발적인 성장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도 주가에 부담을 주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주가 급락에도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주당순이익)이 39배에 달한다. 매년 이익이 20~30%씩 증가해야 정당화될 수 있는 주가 수준이다. 하지만 삼성증권은 3분기 이 회사의 해외 영업이익이 5%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작년 매출에서 중국 사업이 차지한 비중은 30~40%에 달했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고급화된 소비성향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점유율을 잃고 있다”며 “단기간에 성장성을 회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목표주가는 기존 31만원에서 25만원으로 19.4% 내렸고 투자의견을 ‘매수(buy)’에서 ‘보유(hold)’로 바꿨다. 이달 들어서만 6개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낮췄다.
라이벌인 시세이도 주가는 반대로 고공행진하고 있다. 올 들어 도쿄 주식시장에서 43.9% 올랐다. 시가총액 차이도 크게 벌어졌다. 시세이도 시가총액은 3조1400만엔(약 31조원)으로 아모레퍼시픽(13조6000억원)의 두 배를 넘는다. 2016년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아모레퍼시픽이 더 많았지만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일본으로 향하면서 역전됐다. 올해 상반기 일본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405만 명으로 한국을 찾은 중국인 방문객(217만 명)보다 약 두 배 많다. 도쿄의 상업 중심지 긴자는 과거 서울 명동처럼 중국인 관광객으로 북적이고 있다.
화장품 대장주인 아모레퍼시픽의 급락은 다른 화장품주의 약세로 이어지고 있다. 이날 한국화장품(-6.98%), 코스맥스(-6.69%), 신세계인터내셔날(-5.56%), 한국콜마(-3.63%) 등도 하락 마감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따이궁(중국인 보따리상) 규제 강화도 악재”라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