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두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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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자 칼럼] '비트와 바이트 전쟁' 시대

    [천자 칼럼] '비트와 바이트 전쟁' 시대

    “에티오피아 수도에 있는 아프리카연합(AU) 건물 안의 모든 컴퓨터 자료가 2012년 1월부터 5년 동안 매일 자정부터 새벽 2시까지 8000㎞ 떨어진 중국 상하이로 전송됐다.” 지난해 프랑스 일간 르몽드가 중국의 조직적인 해킹 사건을 폭로했다. 에티오피아를 비롯한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가 통신망은 중국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와 ZTE가 건설했다. 중국 기업들은 해킹 의혹을 극구 부인했다. 2012년 10월 미국 하원은 &...

  • [천자 칼럼] 주일 中대사의 '특별한 송별회'

    [천자 칼럼] 주일 中대사의 '특별한 송별회'

    그는 이날도 1000여 명의 정·관·재계 인사에게 유창한 일본어로 말했다. “무엇보다 기쁜 건 국교 정상화 후 가장 어려운 시기를 넘어 중·일 관계를 정상궤도에 올려놓은 것입니다. 앞으로도 양국 우호를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습니다.” 청융화(程永華) 주일 중국대사가 9년2개월간의 도쿄 근무를 마치며 지난 7일 송별회에서 한 말이다. 그는 2012년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으로...

  • [천자 칼럼] 지중해 자원 전쟁

    [천자 칼럼] 지중해 자원 전쟁

    지중해는 아시아·유럽·아프리카 3대륙을 잇는 지리적 이점 덕분에 고대부터 해상무역의 중심지였다. 그리스와 로마, 페르시아 문명의 접경지이기도 했다. 이 지역을 지배하면 연안의 각 대륙을 장악할 수 있기에 국가 간 주도권 쟁탈전이 치열하게 펼쳐졌다. 기원전 트로이 전쟁이나 펠로폰네소스 전쟁 등도 여기서 벌어졌다. 최근에는 이곳에서 또 다른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남북 분단 상태인 키프로스의 배타적경제수역에서 지난 3월 ...

  • [천자 칼럼] 대체육류 전성시대

    [천자 칼럼] 대체육류 전성시대

    “네덜란드 성인 6822명을 22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동물성 단백질이 당뇨병 발생률을 30% 이상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 국제 의학지에 발표된 논문의 주요 내용이다. 2016년 50여 만 명을 대상으로 한 메타분석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이와 달리 식물성 단백질은 당뇨병 위험을 낮추고 예방효과까지 뛰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식물성 단백질로 고기를 만드는 대체육류산업이 각광받고 있다. 선두 기업은 ...

  • [천자 칼럼] '5·4운동' 100주년

    [천자 칼럼] '5·4운동' 100주년

    1919년 5월 4일 오후, 중국 베이징 톈안먼(天安門) 광장에서 대학생 3000여 명이 반일(反日) 시위를 벌였다. ‘독일이 갖고 있던 산둥성 칭다오(靑島) 일대 조차권을 일본에 양도한다’는 파리강화회의 소식에 격분한 이들은 “칭다오를 반환하라!” “매국노를 타도하자!”며 군벌정부의 친일 관료 파면을 요구했다. 군경에 저지당한 학생들은 친일파 관리의 집을 불사르고 일본상품 불매...

  • [천자 칼럼] 아듀! 퍼스트클래스

    [천자 칼럼] 아듀! 퍼스트클래스

    영화 ‘타이타닉’의 주인공인 무명화가 잭은 삼등실에 머문다. 그와 사랑에 빠진 로즈는 일등실 승객이다. 당시 승선권 가격은 삼등실이 35달러, 일등실이 2500달러였다. 경제학에서는 표 가격에 따라 선실 등급을 나누는 것을 ‘가격차별’이라고 부른다. 이 가격은 수요와 공급의 접점에서 결정된다. 미국 서부개척시대인 1800년대 역마차에도 좌석이 3등급으로 분류돼 있었다. 언덕이나 진흙탕을 만났을 때 일...

  • [천자 칼럼] '르네상스인' 다빈치

    [천자 칼럼] '르네상스인' 다빈치

    “창의성이 발생하는 곳은 교차점이다. 예술과 기술의 교차점! 이를 보여준 궁극의 인물이 레오나르도 다빈치다.” 스티브 잡스가 애플 신제품을 내놓을 때 자주 했던 말이다. 내일(5월 2일)은 다빈치의 500주기(週忌)다. 그가 활동했던 이탈리아 피렌체를 비롯해 말년을 보낸 프랑스의 앙부아즈, 대표작 ‘모나리자’가 있는 파리 루브르박물관 등 곳곳에서 관련 행사가 이어지고 있다. ‘르네상스의 완...

  • [천자 칼럼] 프랑스가 어떻기에

    [천자 칼럼] 프랑스가 어떻기에

    프랑스인의 기질을 얘기할 때 흔히 드는 것이 수많은 치즈 종류다. ‘국민 영웅’으로 추앙받는 샤를 드골 전 대통령도 “치즈 종류가 246가지나 되는 나라는 통치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만큼 국민들의 개성이 강하고 취향이 까다로운 데다 지역색까지 유별나기 때문이다. 지금은 치즈 종류가 400가지도 넘으니 더 복잡해졌다. 프랑스인의 또 다른 특질은 자유·평등·박애의 혁명정신이...

  • [천자 칼럼] 문화재 복원 신기술 전쟁

    [천자 칼럼] 문화재 복원 신기술 전쟁

    1970년 이스라엘 사해 근처 유대교 회당에서 2000여 년 전의 두루마리 경전이 발견됐다. 손을 대면 부서질 정도로 삭아서 펼쳐볼 수 없는 상태였다. 경전 속의 글자는 2016년에 판독됐다. 미국과 이스라엘 연구진이 컴퓨터 스캔 장비로 디지털 영상을 구현함으로써 고대 히브리어 문자를 읽을 수 있었다. 1978년 일본에서 출토된 금착명철검(金錯銘鐵劍)의 115개 문자는 첨단 원자력 기술로 해독했다. 일본 연구진이 방사선 투과 시험을 통해 검에...

  • [천자 칼럼] 창업가의 회고록

    [천자 칼럼] 창업가의 회고록

    “나는 생명이 있는 한 실패는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살아 있고 건강한 한 나한테 시련은 있을지언정 실패는 없다. 낙관하자.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의 회고록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에 나오는 말이다. 맨손으로 거대 기업을 일군 창업가들의 회고록에는 경영 이념과 인생 철학이 함께 담겨 있다. 화려한 성공의 이면에는 역경에서 단련된 불굴의 정신이 배어 있다. “이봐, 해봤어?&rdquo...

  • [천자 칼럼] 북아일랜드 딜레마

    [천자 칼럼] 북아일랜드 딜레마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둘러싼 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영국령 북아일랜드에서 폭력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주에는 북아일랜드 독립과 아일랜드섬의 통일을 주장하는 반체제단체의 총격으로 취재 기자가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유혈 사태가 터지자 브렉시트 이해당사국인 영국과 아일랜드, EU가 모두 긴장하고 있다. 이번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단체는 과거 북아일랜드 무장조직 아일랜드공화국군(IRA)의 후예를 자처하는 &l...

  • [천자 칼럼] 씁쓸한 '과학의 날'

    [천자 칼럼] 씁쓸한 '과학의 날'

    “자네, 미국 가면 박사 말고 다른 걸 해오게. 국가가 어떻게 과학 영재를 기르고, 연구소는 어떻게 움직이며, 산업계는 어떤 연구로 1등 국가를 일궜는지 보고 와서 학교와 연구소 만드는 일로 한국 과학기술 발전의 토대가 돼 주게나.” 김법린 초대 원자력원장이 1959년 유학을 준비 중이던 정근모 인턴 연구원에게 한 말이다. 김 원장은 프랑스 유학파로 장관을 지냈고, 정근모 당시 인턴은 유학 후 KAIST를 설립하고 과학기...

  • [고두현의 문화살롱] 길을 내는 자, 성을 쌓는 자

    [고두현의 문화살롱] 길을 내는 자, 성을 쌓는 자

    로마에서 출발해 ‘이탈리아의 뒤꿈치’인 남동부 브린디시까지 뻗은 약 570㎞의 아피아 가도(Via Appia). 세계 최초의 포장도로인 이 길은 기원전 312년부터 약 70년에 걸쳐 완공됐다. 로마에서 그리스나 이집트로 가려면 이 길을 통과해야 했다. 황제 아우구스투스가 알렉산드리아를 멸하고 돌아올 때도 이 도로로 개선했다. 로마는 제국의 광대한 영토를 촘촘한 도로망으로 연결했다. 서기 200년 무렵에는 도로 총연장이 3...

  • [천자 칼럼] 칠칠한 사람, 서슴는 사람

    [천자 칼럼] 칠칠한 사람, 서슴는 사람

    조선시대 궁중의 말과 마굿간을 관리하던 관청이 있었다. 그곳 하인들은 높은 사람이 행차할 때 길을 비키라고 소리치며 건달처럼 거드름을 피웠다. 거기에서 ‘거들거리다’라는 말이 나왔고 ‘거덜 나다(살림이나 무슨 일이 흔들려 결딴이 나다)’라는 표현이 정착됐다. 우리말에는 이 같은 생활 속의 용례가 풍부하게 반영돼 있다. ‘시치미를 떼다(알고도 짐짓 모르는 체하다)’는 매사냥에서 유...

  • [천자 칼럼] 원조(元祖)기업의 몰락

    [천자 칼럼] 원조(元祖)기업의 몰락

    20년 전만 해도 첨단 디스플레이 시장은 일본 기업 독무대였다. 소니와 샤프 등의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이 세계 시장의 80%를 석권했다. 하지만 10여 년 전부터 한국의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대만의 AOU 등에 밀려 퇴조하기 시작했다. 일본 업체들의 점유율은 2006년 16%까지 떨어졌다. 삼성에 반도체 기술을 전수했던 샤프는 2016년 대만 기업에 넘어갔다. 엊그제는 일본 최대 LCD 패널 제조업체인 재팬디스플레이가 대만 업...

  • [천자 칼럼] 나무의 경제학

    [천자 칼럼] 나무의 경제학

    “한국은 반세기 만에 산림녹화에 성공한 유일한 개발도상국이다. 경제 발전과정의 환경 파괴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녹색성장의 쾌거를 이뤄냈다.” 유엔식량농업기구의 평가다. 광복 후 임야의 절반이 민둥산이었던 나라가 울창한 산림 선진국으로 변한 것을 보고 세계는 ‘20세기의 기적’이라고 극찬했다. 한국의 산림녹화 성공은 정부의 강력한 ‘숲가꾸기 정책’ 덕분이었다. 박정희 대통령은 농림부...

  • [천자 칼럼] 한·중·일 고전(古典)의 빛과 그늘

    [천자 칼럼] 한·중·일 고전(古典)의 빛과 그늘

    동양 사상의 물줄기는 2500여 년 전 공자의 유학(儒學)에서 발원했다. 유교의 기본 경전인 사서삼경(四書三經)은 한자문화권의 인문학 교과서였다. 한·중·일 3국은 이 고전(古典)의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서로 다른 근세를 경험했다. 우리나라에서는 9세기 《계원필경(桂苑筆耕)》과 고려시대 《삼국사기(三國史記)》, 《삼국유사(三國遺事)》 등을 고전으로 꼽는다. 일본에서는 8세기 《고사기(古事記)》, 《일본서기(日本書紀)》,...

  • [천자 칼럼] 부유세라는 '오래된 환상'

    [천자 칼럼] 부유세라는 '오래된 환상'

    영국 노팅엄에 전설적인 의적(義賊) 로빈 후드 동상이 있다. 부자들의 재산을 빼앗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준 그를 기념하는 조각품이다. 이 ‘의로운 도적’의 활약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를 가져왔다. 상인과 부유층이 약탈을 피해 다른 곳으로 이주하는 바람에 식량과 생필품이 부족해져 가난한 사람들이 더 힘들게 됐다. 이를 ‘로빈 후드 효과’ 혹은 ‘로빈 후드 법칙’이라고 부른다....

  • [천자 칼럼] 맨땅의 기적 '코리안 미러클'

    [천자 칼럼] 맨땅의 기적 '코리안 미러클'

    ‘코리안 미러클(Korean Miracle)’이라는 표현이 처음 등장한 것은 1964년이었다. 언뜻 ‘한강의 기적’을 떠올리겠지만 그게 아니었다. ‘대동강의 기적’이었다. 영국 마르크스주의 여성 경제학자 조앤 로빈슨이 그해 평양을 방문한 뒤 ‘코리안 미러클’이란 제목의 논문을 통해 북한을 극찬했다. 물론 북한이 보여준 것만 본 결과였다. 당시 북한의 공업생산...

  • [천자 칼럼] '반일(反日)'과 '혐한(嫌韓)' 사이

    [천자 칼럼] '반일(反日)'과 '혐한(嫌韓)' 사이

    한·일 관계가 나빠지고 있다. 한국이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이어 재산 압류를 결정하자 일본이 보복관세와 송금 제한 카드로 맞서고 있다. 두 나라 국민의 감정 싸움도 격해지고 있다. 한국에서는 ‘일본 전범기업이 생산한 제품’ 스티커를 붙이려는 조례안이 등장하는 등 반일(反日) 감정이 높아지고 있다. 일본에서는 “재일(한국인)을 쓸어버리자”는 극언과 함께 혐한(嫌韓) 정서가 퍼지고 있다.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