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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 톡톡] 조모(JOMO)의 역설
황조은 강남언니 커뮤니케이션 리더
유행 상품을 소비하는 데는 제품 자체의 가치뿐 아니라 남들이 경험한 것을 놓치고 싶지 않은 심리도 작용한다. 이른바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다. 반면 최근에는 유행을 좇지 않고 놓치는 즐거움을 추구하는 조모(JOMO, Joy of Missing Out)가 주목받고 있다. SNS와 유튜브에서 타인의 일상을 확인하고 유행을 좇는 대신 자신의 시간과 취향에 집중하겠다는 태도다.
미디어 시대의 JOMO에는 흥미로운 역설이 있다. 유행에서 벗어나자고 말하는 JOMO마저 하나의 유행이 되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유행에서 벗어나기를 ‘유행처럼’ 실천한다. 나아가 자신과 다른 사람이 어떻게 JOMO를 잘 누렸는지 공유하기 위해 또다시 SNS로 모여든다. 결국 미디어를 통해 미디어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배우는 셈이다.
미디어 학문의 의제 설정 이론(Agenda-setting Theory)은 미디어가 사람들에게 어떤 이슈에 주목해야 하는지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한다. 오늘날 SNS 역시 수많은 상품, 경험, 생활방식 가운데 무엇이 관심을 받을 만한 것인지 끊임없이 보여준다. 특히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비슷한 콘텐츠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다 보면 자신도 실제로 그렇게 살아가야 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콘텐츠를 선택한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그 선택지는 미디어가 반복적으로 보여준 것들에 한정될 수 있다.
물론 JOMO의 확산을 또 다른 유행에 휩쓸리는 현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 타인의 시선과 끝없는 비교에서 벗어나 자기 삶에 집중하려는 시도는 충분히 의미 있다. 문제는 그마저도 반드시 따라야 한다는 새로운 기준이 될 때 발생한다. 남들처럼 유행을 즐겨야 한다는 압박에서 벗어났더니 이제는 유행에 무관심해야 한다는 압박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유행을 따르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또다시 타인의 시선을 의식한다면 그것은 새로운 FOMO와 다를 바 없다.
미디어가 무엇을 소비할지뿐 아니라 어떻게 살아야 할지까지 제안하는 시대다. 유행을 따르는 것도, 거부하는 것도 미디어가 제시한 삶의 방식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유행하는 디저트를 먹든 JOMO를 실천하든 중요한 것은 진정한 JOMO를 실천하기 위해 자신의 필요와 만족에 따른 선택인지 판단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