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드로 보티첼리, ‘팔라스와 켄타우로스(Pallas and the Centaur)’, 1475~1480년께, 캔버스에 템페라, 207×148cm ©With the concession of the Italian Ministry of Culture/Gallerie degli Uffizi
산드로 보티첼리, ‘팔라스와 켄타우로스(Pallas and the Centaur)’, 1475~1480년께, 캔버스에 템페라, 207×148cm ©With the concession of the Italian Ministry of Culture/Gallerie degli Uffizi
이탈리아 피렌체의 우피치미술관은 유럽 최고의 미술관 중 하나로 꼽힌다. 전세계 미술 애호가들이 산드로 보티첼리, 레오나르도 다빈치, 라파엘로와 카라바조 등 서양미술 대표 거장들의 걸작을 보러 피렌체를 찾는 이유다. 지난해 이곳을 찾은 관람객 수는 530만명에 달한다. 하지만 한국인 관람객은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이나 영국 내셔널갤러리보다 적다. 한국에서 피렌체로 가는 직항 노선이 없고, 우피치의 예매 및 입장 절차가 비교적 불편하기 때문이다.

내년 1월 22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개막하는 ‘우피치미술관 특별전: 보티첼리, 르네상스의 서막을 열다’는 비행기를 타지 않고도 우피치의 걸작들을 국내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다. 한국경제신문과 예술의전당, 전시기획사 씨씨오씨가 공동 주최하는 이번 전시에는 50여점의 작품이 나온다. 우피치 소장품으로 꾸린 대규모 전시가 국내에서 열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에서 처음 만나는 보티첼리 대작들

보티첼리(1445~1510)는 초기 르네상스가 꽃핀 15세기 피렌체를 대표하는 거장이다. 유럽이 1000년 가까이 기독교 이야기를 반복해 그리던 와중, 그리스·로마 신화의 여신을 누드로 그리며 서양 미술에 새 바람을 불어넣었다. 그래서 ‘비너스의 탄생’은 서양미술을 대표하는 이미지 중 하나로 꼽힌다.
산드로 보티첼리, ‘동방박사의 경배(Adoration of the Magi)’, 1474~1475년, 패널에 템페라, 117×142×7.5cm ©With the concession of the Italian Ministry of Culture/Gallerie degli Uffizi
산드로 보티첼리, ‘동방박사의 경배(Adoration of the Magi)’, 1474~1475년, 패널에 템페라, 117×142×7.5cm ©With the concession of the Italian Ministry of Culture/Gallerie degli Uffizi
‘비너스의 탄생’과 ‘봄’은 우피치가 해외 대여를 금지한 작품이라 올 수 없지만, 대신 ‘동방박사의 경배’와 ‘팔라스와 켄타우로스’가 이번 전시에 나온다. 둘 다 보티첼리의 걸작으로 꼽힌다.

‘동방박사의 경배’는 아기 예수에게 예물을 바치러 온 동방박사들을 그린 작품이다. 동방박사와 주변 인물들은 피렌체를 약 300년간 다스린 메디치 가문 사람들의 얼굴로 그렸다. 그 중에서는 보티첼리가 그려넣은 자신의 얼굴도 있다. ‘팔라스와 켄타우로스’는 세로 길이가 2m를 넘는 대작이다. 지혜의 여신 팔라스로 알려진 여인이 도끼를 든 채 사람 상체에 말의 몸을 한 켄타우로스의 머리채를 움켜쥐고 있다.
산드로 보티첼리, ‘성모자(Madonna and Child)’, 1474~1475년, 패널에 템페라, 170×93cm ©With the concession of the Italian Ministry of Culture/Gallerie degli Uffizi
산드로 보티첼리, ‘성모자(Madonna and Child)’, 1474~1475년, 패널에 템페라, 170×93cm ©With the concession of the Italian Ministry of Culture/Gallerie degli Uffizi
산드로 보티첼리, ‘성모자와 성 요한, 천사들(Madonna and Child with Saint John and Angels)’, 1485~1495년께, 패널에 템페라, 지름 115cm ©With the concession of the Italian Ministry of Culture/Gallerie degli Uffizi
산드로 보티첼리, ‘성모자와 성 요한, 천사들(Madonna and Child with Saint John and Angels)’, 1485~1495년께, 패널에 템페라, 지름 115cm ©With the concession of the Italian Ministry of Culture/Gallerie degli Uffizi
이 밖에도 전시장에서는 세로 170cm의 ‘성모자’, 지름 115cm의 둥근 그림 ‘성모자와 성 요한, 천사들’ 등 보티첼리의 성모 그림들을 함께 만날 수 있다. 이번 전시에 나오는 보티첼리의 작품은 총 11점. 국내 전시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전시로 들여다보는 르네상스 유럽

6부로 짜인 전시는 보티첼리가 자란 15세기 피렌체의 공방 거리에서 출발해 메디치 가문의 후원, 우피치의 역사로 넘어간다. 우피치는 이탈리아어로 ‘집무실’이라는 뜻으로, 원래는 1581년 메디치 가문이 지은 행정 관청이었다. 1580년대 꼭대기 층에 가문의 수집품을 걸면서 미술관의 역사가 시작됐다.
잔 자코모 카프로티, 일명 살라이(추정), ‘성 안나와 성모자(The Virgin and Child with Saint Anne, after Leonardo da Vinci)’, 레오나르도 다빈치 원작 모사, 16세기, 패널에 유채, 99×72cm ©With the concession of the Italian Ministry of Culture/Gallerie degli Uffizi
잔 자코모 카프로티, 일명 살라이(추정), ‘성 안나와 성모자(The Virgin and Child with Saint Anne, after Leonardo da Vinci)’, 레오나르도 다빈치 원작 모사, 16세기, 패널에 유채, 99×72cm ©With the concession of the Italian Ministry of Culture/Gallerie degli Uffizi
보티첼리 외에도 다빈치의 제자 살라이가 스승의 그림을 따라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성 안나와 성모자’, 독일 화가 루카스 크라나흐 공방의 ‘파리스의 꿈’ 등이 함께 걸린다. 이를 통해 15~16세기 피렌체의 역사와 문화, 보티첼리 이후 이어진 르네상스 미술의 유산을 두루 접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1년여의 리모델링을 마치고 다시 문을 여는 한가람미술관의 재개관전이다. 예술의전당은 노후화된 시설을 개선하고 관람 편의를 높이기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본관 1~3층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 중이다. 공사는 12월에 끝나며, 새로 단장한 전시장은 이번 전시를 계기로 처음 공개된다.

성인 관람료는 2만5000원. 얼리버드 할인 입장권은 오는 10~11일 카카오톡 예약하기에서 먼저 구입이 가능하고, 12일부터 내년 1월 21일까지는 놀티켓과 네이버 예약하기, 티켓링크, 29CM에서 구입할 수 있다. 전시는 내년 5월 30일까지, 공휴일이 아닌 월요일은 휴관한다.
루카스 크라나흐 공방, ‘파리스의 꿈(The Dream of Paris)’, 1520년께, 패널에 유채, 99×65cm ©With the concession of the Italian Ministry of Culture/Gallerie degli Uffizi
루카스 크라나흐 공방, ‘파리스의 꿈(The Dream of Paris)’, 1520년께, 패널에 유채, 99×65cm ©With the concession of the Italian Ministry of Culture/Gallerie degli Uffizi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