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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겠단 사람 많아"…70대 직원 겁줘 8천만원 뜯어낸 하청 팀장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방법원 여주지원은 최근 공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하청업체 현장 총괄팀장 A씨에게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한국도로공사의 하청업체에서 현장 총괄팀장을 맡고 있던 A씨는 청소인부를 구하라는 회사 대표의 지시에 따라 2020년 73세의 고령인 D씨를 채용했다. D씨는 그해 2월 17일부터 고속도로 갓길과 졸음쉼터 등을 청소하는 업무에 종사했다.
그런데 A씨는 2020년 5월 피해자의 배우자가 운영하는 점포를 찾아가 "청소 업무에 대해 도로공사에 항의가 들어오고 있으니 잘릴 수도 있다. 일하기 싫으면 그만둬라. 당신 말고도 청소 일 할 사람 많다"고 협박성 발언을 쏟아냈다. 심지어 "(상납금은) 나 혼자 먹는 거 아니다. 사장님한테 로비하는데 쓰는 거다"라는 핑계를 댔다.
인사권을 쥔 팀장의 협박에 겁을 먹은 70대 노인은 그날 바로 현금 372만 원을 바쳤다. 이후 피해자는 2023년 12월까지 같은 방법으로 총 40회에 걸쳐 현금 및 피고인(또는 피고인 자녀) 명의의 계좌로 합계 8169만원을 갈취당했다. 제대로 일하고도 세금 낼 돈이 없어 타인에게 돈을 빌리고 세금을 체납해야 할 정도로 피해자의 삶은 망가져 갔다.
법정에서 A씨는 D씨가 처음 약 1년간은 성실하게 작업하다가 언제부터인가 늦게 출발하고 청소 현장이라고 거짓말을 하는 등 게으름을 피워 청소작업을 제대로 하라는 취지로 말한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해자는 상납금을 갈취당하고 있는 입장이므로 근로의욕이 저하돼 업무를 태만히 하게 될 수 있고, 상납금을 갈취하는 A가 업무 태만으로 주의를 주더라도 정당한 지적으로 들리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 A는 피해자가 업무를 태만히 했다면서도 피해자를 재추천해 2년 연장 계약을 하면서, 결국 고속도로 청소 업무의 수준이 저하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법원은 A씨가 선고기일 직전에 합의서를 제출했지만 '30개월에 걸쳐 나눠 갚겠다'는 조건 등을 내걸었고, D씨가 엄벌을 탄원한 점 등을 감안해 실형을 선고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