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수수료 상한제 반대 집회/사진=연합뉴스
배달 수수료 상한제 반대 집회/사진=연합뉴스
배달앱 중개수수료와 배달비 등을 주문금액의 15% 이내로 묶는 입법을 두고 자영업자와 배달 라이더가 맞서는 가운데, 규제에 앞서 줄어든 비용을 누가 부담하게 될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6일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 등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연 '자영업자 보호를 위한 배달플랫폼 입법' 토론회에서는 상한제 도입이 업주 수익과 라이더 소득, 소비자 부담에 미칠 영향이 논의됐다. 김 의원은 "어느 한쪽에 대한 일방적인 규제가 다른 참여자에게 예상치 못한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한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날 자영업자들은 배달앱 이용 비용을 낮추는 입법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같은 날 라이더들은 배달비까지 상한에 포함하면 소득이 줄어들 수 있다며 철회를 요구했다. 업주가 내는 비용을 줄이는 과정에서 플랫폼이 라이더에게 지급하는 배달 단가를 낮추거나 소비자에게 비용을 넘길 수 있다는 게 쟁점이다.

배달비만 주문액의 30%…소액 주문에 상한 적용 가능할까


이승민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소액 주문의 경우 배달비만으로도 15% 상한을 넘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1만원짜리 주문에 상한을 적용하면 업주가 부담하는 비용은 1500원을 넘을 수 없다. 업주 부담 배달비가 3000원이라면 중개·결제 수수료를 더하기도 전에 주문금액의 30%에 이른다.

이 교수는 땡겨요 등 후발 앱이 성장하고 대형 프랜차이즈가 자체 앱을 운영하는 만큼 시장 경쟁을 통해 업주 부담을 낮출 여지가 있다고 봤다. 정부가 배달앱 수수료를 직접 정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위헌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불공정거래에는 기존 법률로 대응하되 신규 사업자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담합 제재와 수수료 정보 공개에 집중해야 한다는 견해다.

홍연우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수수료가 내려가더라도 주문량이 줄면 음식점 이익이 오히려 감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홍 교수가 소개한 미국의 15% 상한제 분석 사례에서는 음식점 이윤이 늘었지만 소비자와 플랫폼 등을 포함한 전체 사회후생은 8% 감소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도 상한제를 도입하기에 앞서 소상공인과 소비자가 실제로 얻는 편익을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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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목 수수료보다 실제로 남는 돈"…국내 자료로 검증 제안


고경진 한국배달플랫폼입점사업자협회 회장은 외식업주의 영업이익률을 떨어뜨린 주요 비용으로 인건비와 식재료비를 꼽았다. 임대료와 금융비용도 함께 살펴야 한다고 했다. 고 회장은 "규제로 줄어든 배달 주문이 매장 매출로 돌아온다는 보장이 없는 만큼 규제에 대한 효과 검증이 필요하다"며 온라인 판매에 익숙하지 않은 영세 사업자를 위한 지원도 요구했다.

고지훈 전국배달협력사바라른실천을위한대표모임 대표는 "자영업자의 부담을 줄이려는 정책이 배달업에 종사하는 다른 누군가의 소득을 줄이고 일자리를 위협하는 결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심재환 한국경쟁법학회 회장은 수수료 인하가 입점업체의 경영 여건과 소비자 후생을 개선하는지 살피는 동시에 다른 비용이 늘거나 서비스 품질이 낮아지는지도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하명진 한국온라인쇼핑협회 사무국장은 "정책의 성과는 명목상 수수료율의 인하 폭만이 아니라 소상공인에게 실제로 남는 수익이 안정적으로 개선되는지를 기준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며 국내 시장 자료를 바탕으로 사전 규제영향평가를 실시하자고 제안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