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국가들이 한국의 친(親)러시아 행보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5일 보도했다.

FT는 서울 주재 유럽 외교관 일부가 한국을 경제·안보적 이해관계를 공유하는 파트너인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표적 사례로 지난달 북극항로를 횡단하고 부산항에 입항한 팬스타 아크로호를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환영한 장면을 꼽았다. 이들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여전히 진행 중인 가운데 러시아의 도움을 받아 북극항로를 통과한 것을 부각한 것을 러시아에 외교적·상업적으로 기울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한 유럽 외교관은 FT에 “한국은 사실상 ‘같은 생각을 지닌’ 사람들이 아니다”며 “그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길게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으며, 전쟁이 끝나자마자 러시아와 다시 협력관계를 맺고 싶어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평화외교 특별보좌관에 임명했다. 송 의원은 2013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부터 러시아 우호훈장을 받았었다. 메이슨 리치 한국외국어대 국제정치학과 교수는 “한·러 관계가 하반기 들어 조용히 개선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FT에 “한국이 러시아 쪽으로 지나치게 기울고 있다는 일각의 우려는 사실과 다르다”며 “한국은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평화를 회복하기 위해 세계적 노력에 동참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최근 한국이 우크라이나와 갈등을 겪는 것도 유럽 국가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비공개 합의를 깨고 북한군 포로 2명을 한국으로 송환했다고 밝히자 한국은 항의 차원에서 우크라이나 주재 외교관을 일부 철수시켰다. 유럽 일부 국가는 한국과 우크라이나의 관계 개선을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을지 한국 측에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