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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간선거 종료, 기술주 매수해도 될까[박신영의 월가 아나토미]
3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을 거뒀습니다.
민주당 계열은 상원에서 54석, 하원에서는 과반 기준인 218석을 넘어 최소 228석을 확보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공화당이 장악했던 의회 권력이 민주당으로 이동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임기 2년 동안 국정 운영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됩니다.
주지사 선거에서도 민주당이 주요 지역에서 승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텍사스에서는 지나 이노호사 후보가 공화당 소속 그레그 애벗 현직 주지사를 꺾었습니다. 오하이오에서는 에이미 액턴, 조지아에서는 키샤 랜스 보텀스 후보가 승리한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아이오와와 네바다에서도 민주당 후보가 주지사직을 탈환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특히 텍사스와 오하이오, 조지아는 미국의 주요 데이터센터 투자 지역입니다.
이번 선거 결과가 미국 AI 인프라 확충과 기술주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월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텍사스 데이터센터 규제 강화 우려…AI 인프라 확충 속도 늦어지나
이번 중간선거에서 AI 산업과 관련해 가장 주목받는 지역은 텍사스입니다.미국에서 계획된 데이터센터 용량 가운데 40% 이상이 텍사스에 집중돼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문제는 텍사스의 새로운 주지사로 당선된 것으로 전해진 지나 이노호사가 데이터센터 건설에 상당히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왔다는 점입니다.
이노호사는 지역 주민을 보호하기 위한 법률이 마련될 때까지 신규 데이터센터 인허가를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했습니다.
대형 데이터센터에 대한 세제 지원을 축소하거나 폐지하고, 송전망 확충 등 기반시설 투자 비용을 데이터센터 운영기업이 부담하도록 하는 방안도 공약에 포함됐습니다.
데이터센터 건설 여부와 방식에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주민들의 물 공급을 위협할 수 있는 데이터센터 용수 계약을 제한하는 방안도 제시했습니다.
이러한 정책이 실제로 시행된다면 데이터센터 개발기업들은 인허가 지연뿐 아니라 전력망 연결 비용과 용수 확보 비용 증가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텍사스 외에도 조지아와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에는 상당한 규모의 데이터센터 건설이 계획돼 있습니다.
이들 지역에서도 민주당 후보가 주지사 선거에서 승리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AI 인프라 투자 환경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습니다.
기술주 분석가 댄 아이브스는 이번 중간선거가 미국 AI 산업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민주당의 승리가 향후 수년 동안 미국 내 AI 인프라 구축 속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특히 미국 전역에서 건설이 계획된 800~1000개 데이터센터의 추진 속도가 느려질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지역으로는 텍사스를 지목했습니다.
미국의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텍사스에 집중돼 있는 만큼 이 지역의 정책 변화가 미국 전체 AI 인프라 확충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머스크 기업들 정치적 위험 확대
이번 중간선거 결과로 정치적 위험이 커진 기업으로는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가 거론됩니다.
우선 스페이스X는 텍사스의 데이터센터 및 인프라 규제 강화 가능성에 노출돼 있습니다.
스페이스X와 머스크가 추진하는 AI 연산 인프라 확충 사업은 대규모 전력 확보와 시설 건설, 각종 인허가에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텍사스 주정부가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경우 인허가 절차가 지연되고 전력망 연결 비용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시설 완공이 늦어지면 투자비용이 늘어나고 AI 연산 능력 확보 일정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테슬라의 경우 핵심 위험은 자율주행과 로보택시 사업에 대한 감독 강화입니다.
테슬라는 텍사스 오스틴에 기가팩토리를 운영하고 있으며 로보택시 사업 확대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면서 자율주행 기술의 안전성과 규제 준수 여부에 대한 조사 및 청문회가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텍사스 주정부의 정책 변화도 로보택시 사업 확대에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머스크의 정치적 후원 역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로이터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번 중간선거에서 공화당 후보와 관련 단체를 지원하는 데 약 4억5000만달러를 투입했습니다.
그러나 민주당이 상원과 하원을 모두 장악하면서 머스크가 이끄는 기업들에 대한 의회 조사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민주당 의원들이 문제를 제기해 온 사안으로는 스페이스X와 테슬라의 정부 계약 및 보조금, 머스크가 관여했던 정부효율부, 즉 DOGE의 연방정부 인력 감축, 우크라이나군의 위성통신 이용 제한 문제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들이 의회 조사로 이어질 경우 스페이스X의 정부 및 국방 계약과 테슬라의 규제 대응에도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월가에서 거론되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잠재적인 합병 가능성에도 정치적 불확실성이 제기됩니다.
로이터에 따르면 XTB의 캐슬린 브룩스 리서치 책임자는 민주당이 의회 조사 등을 통해 두 회사의 합병 절차를 지연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두 회사의 합병은 확정된 거래가 아니라 시장에서 거론되는 시나리오라는 점을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머스크가 텍사스에서 추진하는 반도체 생산시설과 우주 발사시설 확장도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머스크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공동 반도체 생산 프로젝트인 테라팹을 텍사스에서 추진하고 있습니다.
스페이스X의 스타베이스 발사시설도 텍사스에 위치해 있습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노호사는 스페이스X의 보카치카 시설 확장과 관련해 주립공원 부지 매각 가능성에 반대해 왔습니다.
결국 이번 선거는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머스크 기업들의 자율주행, 반도체 생산, 우주 발사시설 확장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사업 영역에 새로운 정치적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네오클라우드 성장 공식 흔들리나
데이터센터 규제 강화가 현실화할 경우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기업으로는 네오클라우드 업체들이 꼽힙니다.
대표적인 기업이 코어위브, 아이렌, 네비우스입니다.
네오클라우드는 AI 연산에 특화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입니다.
이들 기업은 대규모 자금을 먼저 투자해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고 엔비디아의 GPU 등을 설치한 뒤 고객에게 AI 연산 능력을 제공하면서 매출을 창출합니다.
문제는 데이터센터 건설이 지연될 경우 이러한 사업 구조 자체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우선 신규 데이터센터의 가동 시점이 늦어지면 매출 발생도 지연될 수 있습니다.
고객과 대규모 AI 컴퓨팅 공급 계약을 체결했더라도 실제 연산 능력을 제공하지 못하면 관련 매출을 예정대로 인식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반면 비용은 계속 발생합니다.
네오클라우드 기업들은 데이터센터와 GPU를 확보하기 위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설 가동이 늦어지더라도 이미 발생한 차입금 이자와 건설비, 일부 설비 유지비는 계속 부담해야 합니다.
매출은 늦어지고 금융비용은 먼저 발생하면서 현금흐름이 악화될 위험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잉여현금흐름, 즉 FCF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GPU를 이미 확보한 기업들도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센터 건설이 지연되면 막대한 비용을 들여 구매한 GPU를 즉시 가동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AI 반도체는 신제품 출시 속도가 빠르다는 특징도 있습니다.
따라서 GPU 설치가 장기간 지연될 경우 장비가 매출을 창출하지 못하는 기간이 길어지는 동시에 경제적 가치가 떨어질 위험도 있습니다.
전력 확보 비용 증가도 문제입니다.
네오클라우드의 핵심 경쟁력 가운데 하나는 대규모 전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능력입니다.
주정부가 데이터센터 운영기업에 송전망 확충 비용을 추가로 부담시키거나 전력 사용 규제를 강화하면 데이터센터의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기업가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네오클라우드 기업들은 현재의 이익뿐 아니라 앞으로 확보할 데이터센터 용량과 미래 매출 성장률을 바탕으로 높은 기업가치를 평가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규 데이터센터 가동 일정이 늦어지면 미래 매출 전망도 하향 조정될 수 있습니다.
주가가 하락하면 주식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 여건이 악화될 수 있고, 대출기관이 위험을 높게 평가하면 차입 비용도 증가할 수 있습니다.
결국 데이터센터 건설 지연이 매출 지연으로 이어지고, 현금흐름 악화와 자금 조달 부담을 거쳐 다시 신규 투자 축소로 연결되는 악순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AI 연산 수요가 강하더라도 데이터센터를 제때 가동하지 못하면 성장 속도가 둔화될 수 있다는 점이 네오클라우드 기업들의 핵심 위험으로 꼽힙니다.
MS·아마존·구글은 반사이익 가능성…기존 데이터센터가 경쟁력
반면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 아마존 등 기존 클라우드 시장의 강자들은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들 기업은 이미 전 세계에 대규모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 아마존의 AWS, 알파벳의 구글 클라우드는 기존 데이터센터를 활용해 AI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이 제한되더라도 기존 시설에서 서비스를 계속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네오클라우드 기업들과 차이가 있습니다.
물론 빅테크 역시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규제 강화의 영향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이미 확보한 시설과 전력 인프라가 경쟁 우위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데이터센터 공급 부족이 기존 클라우드 기업들의 가격 협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AI 연산 수요가 계속 증가하는 상황에서 신규 데이터센터 공급이 제한되면 기존에 확보한 컴퓨팅 자원의 가치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 대규모 GPU와 전력, 데이터센터를 보유한 기업들이 고객과의 계약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 클라우드 서비스 가격이 상승할지는 장기 계약 조건과 고객 수요, 경쟁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막대한 자금력도 빅테크의 경쟁 우위로 꼽힙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알파벳은 기존 사업에서 창출하는 현금흐름을 활용해 데이터센터 투자를 지속할 수 있습니다.
반면 네오클라우드 기업들은 외부 자금 조달과 신규 데이터센터 가동 일정에 대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경우가 많습니다.
규제 강화로 인허가 비용과 전력 확보 비용이 증가하더라도 자금력이 풍부한 빅테크가 상대적으로 부담을 견디기 쉬울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월가가 새롭게 주목하는 부분은 잉여현금흐름입니다.
그동안 빅테크 기업들은 AI 데이터센터 확보를 위해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자하면서 잉여현금흐름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받아왔습니다.
그러나 데이터센터 건설 속도가 완만해지면서 신규 설비투자 지출도 줄어든다면 현금흐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기존 클라우드 매출을 유지하면서 투자 부담이 줄어들 경우 잉여현금흐름과 수익성이 개선될 여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데이터센터 건설 지연이 곧바로 설비투자 감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 체결된 계약에 따른 지출이 계속되거나 기존 시설의 용량 부족으로 매출 성장에 제약이 생길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신규 경쟁자의 시장 진입이 어려워진다는 점은 기존 클라우드 기업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니덤은 규제 강화가 기존 하이퍼스케일러의 경쟁 우위를 높이는 동시에 설비투자 부담을 줄이면서 기존 시설에서 발생하는 매출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결국 데이터센터 규제 강화가 모든 AI 기업에 동일한 악재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은 부담이 커질 수 있지만, 이미 대규모 인프라를 확보한 기업들은 상대적인 경쟁 우위를 강화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AI 반도체 성장 기대 시험대
데이터센터 건설 규제 강화가 AI 반도체 기업들에 미칠 영향에도 월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스톤엑스의 코디 애크리 애널리스트는 텍사스에서 데이터센터 건설이 지연될 경우 미국 전체 AI 인프라 투자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이번 선거 결과로 데이터센터 인허가가 까다로워지고 전력과 용수 사용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위험이 커졌다고 설명했습니다.
데이터센터에 대한 세제 혜택이 축소될 가능성도 제기했습니다.
다만 애크리는 이미 자금 조달이 완료됐거나 계약이 체결된 프로젝트, 건설이 진행 중인 프로젝트까지 이번 선거 결과로 취소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텍사스의 AI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으며 그 규모도 상당하다는 평가입니다.
특히 애크리는 4일 기술주 주가 하락을 AI 반도체 수요가 갑자기 무너졌다는 증거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주가 조정은 기술주에 부여됐던 높은 기업가치를 다시 평가하는 과정이라는 설명입니다.
2027년 데이터센터 수요나 건설 속도가 갑자기 붕괴했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장기적인 위험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데이터센터 건설 비용이 증가하거나 인허가 불확실성이 장기간 이어질 경우 향후 수년간 AI 인프라 확충 속도가 예상보다 느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애크리는 이 문제가 중요한 이유로 반도체주의 높은 밸류에이션을 꼽았습니다.
현재 상당수 AI 반도체 기업의 주가는 앞으로 수년 동안 높은 성장세가 거의 중단 없이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따라서 데이터센터 건설이 장기간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지면 실제 반도체 주문이 당장 감소하지 않더라도 미래 성장률에 대한 기대가 낮아지면서 주가가 조정받을 수 있습니다.
D.A.데이비슨의 길 루리아 애널리스트도 이번 선거 결과가 데이터센터 건설 비용을 높일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그는 일부 주에서는 데이터센터 건설 비용이 지나치게 높아져 사실상 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데이터센터 건설에 관한 의사결정은 주정부뿐 아니라 지방정부 차원에서도 이뤄진다고 설명했습니다.
개별 지방자치단체가 데이터센터 개발업체와 전력 공급, 기반시설 투자, 지역사회 지원 등 사업 조건을 협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규제가 강화되면 개발업체들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늘어나고 신규 프로젝트의 경제성도 악화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추가적인 장벽이 미국 데이터센터 건설 속도를 늦추고 궁극적으로 데이터센터에 설치되는 반도체의 수요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이는 엔비디아와 AMD, 마이크론 등 AI 반도체 기업에 중요한 변화입니다.
그동안 이들 기업의 성장 전망은 빅테크와 네오클라우드 기업들이 데이터센터를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가정에 크게 의존해 왔습니다.
그러나 AI 연산 수요가 강하더라도 데이터센터를 제때 건설하지 못하면 GPU와 메모리 반도체의 실제 설치 일정이 지연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지연이 장기화하면 신규 반도체 발주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결국 이번 중간선거 이후 반도체주에 제기된 위험은 AI 수요가 당장 사라진다는 것이 아닙니다.
미국의 데이터센터 건설 속도가 느려지면서 반도체 기업들이 기대했던 수년간의 고성장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월가에서는 이미 진행 중인 프로젝트와 기존 반도체 주문이 단기 실적을 뒷받침할 수 있지만,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 규제가 장기화할 경우 반도체 기업들의 성장 전망과 밸류에이션에 추가적인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앤트로픽 IPO, AI 투자심리 회복의 분수령 될까
이러한 상황에서 앤트로픽의 기업공개, 즉 IPO도 AI 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확인하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지금까지 AI 산업이 막대한 데이터센터 투자와 반도체 구매를 중심으로 성장했다면 앞으로는 이러한 투자가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얼마나 연결되는지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앤트로픽이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성공적으로 자금을 조달한다면 엔비디아와 AMD 등 AI 반도체 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의 성장 가능성에 투자자들이 여전히 높은 가치를 부여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앤트로픽은 아마존의 AWS, 구글 클라우드 등과 협력하며 대규모 AI 연산 인프라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앤트로픽이 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AI 모델 개발과 연산 능력 확대에 투자한다면 클라우드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투자와 반도체 구매를 뒷받침할 수 있습니다.
특히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이 지연되더라도 기존 시설의 GPU 증설과 고성능 반도체 교체 수요가 유지된다면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에 미치는 충격은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앤트로픽의 IPO가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엔비디아와 AMD 등 반도체주에도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높은 매출 성장률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막대한 AI 연산 비용과 영업손실을 문제 삼아 기업가치를 낮게 평가한다면 AI 투자 전반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도체 기업들이 향후 수년간 높은 성장률을 유지할 것이라는 기대에도 의문이 제기될 수 있습니다.
다만 앤트로픽의 상장이 성공한다고 해서 모든 AI 관련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닙니다.
일부 투자자들이 앤트로픽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 기존 엔비디아와 AMD, 마이크로소프트 등 AI 관련주를 매도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로이터에 따르면 시장 전문가들은 앤트로픽 IPO가 AI 산업 전반에 대한 신뢰를 높일 수 있지만 동시에 기존 기술주에서 신규 상장주로 자금이 이동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결국 앤트로픽의 IPO는 AI 산업의 성장 가능성뿐 아니라 투자자들이 AI 기업의 미래 수익성을 얼마나 높게 평가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습니다.
모건스탠리 마이크 윌슨 “중간선거 이후 6개월 평균 15% 상승”
그렇다면 중간선거 이후 미국 증시 전체의 향방은 어떻게 될까요.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미국 주식 수석전략가는 중간선거를 증시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클리어링 이벤트(Clearing Event)'로 평가했습니다.
윌슨에 따르면 1982년 이후 미국 중간선거가 치러진 다음 6개월 동안 미국 대형주는 시가총액 가중 기준으로 평균 약 15% 상승했습니다.
S&P500지수에 포함된 500개 기업에 동일한 비중을 부여하는 동일가중 방식으로 계산하면 상승률은 약 16%였습니다.
선거 이후 1년간 상승률은 두 방식 모두 약 22%에 달했습니다.
과거 사례를 보면 중간선거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미국 증시가 강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었다는 설명입니다.
다만 이러한 수치는 과거 평균이며 이번 중간선거 이후에도 같은 상승률이 나타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윌슨은 민주당이 상원과 하원을 모두 장악하는 시나리오 역시 시장에 상당 부분 반영돼 있었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민주당이 근소한 차이로 상원 다수당까지 차지할 가능성을 투자자들이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는 설명입니다.
민주당의 의회 장악이 경제와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시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메디케이드와 저소득층 식품지원 프로그램인 SNAP입니다.
민주당이 관련 예산 삭감을 연기하거나 되돌리는 방향으로 움직일 경우 저소득층 가계의 구매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는 소비를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기업들의 투자와 인수합병이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했습니다.
기업들이 2028년 이후 정책 환경이 다시 바뀔 가능성에 대비해 투자나 인수합병을 앞당길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다만 이러한 효과는 민주당 승리에 따른 확정적인 결과가 아니라 윌슨이 제시한 가능성입니다.
윌슨은 중간선거 자체보다 선거 이후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 및 통상정책 변화가 시장에 더 큰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이란과의 군사적 충돌이 다시 확대되거나 추가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을 주요 위험으로 꼽았습니다.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면 국제유가가 다시 상승할 수 있고 이는 물가와 기업 비용에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추가 관세 역시 수입물가 상승과 기업 이익률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중간선거가 정치적 불확실성을 일부 해소하더라도 외교 및 통상정책에 따른 시장 변동성은 지속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윌슨이 투자 전략에서 강조한 부분은 미국 증시 상승세의 확산 가능성입니다.
그는 앞으로 미국 증시의 상승세가 엔비디아와 애플 등 일부 초대형 기술주에 집중되기보다 금융주와 산업재, 소비재 등 다양한 업종으로 확산할 가능성에 주목했습니다.
이에 따라 일반적인 S&P500지수보다 동일가중 S&P500지수를 활용하는 투자 전략을 선호한다고 밝혔습니다.
일반적인 S&P500지수는 시가총액이 큰 기업에 더 많은 투자 비중을 부여합니다.
엔비디아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초대형 기술주가 지수 전체 수익률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구조입니다.
반면 동일가중 S&P500지수는 500개 기업에 거의 동일한 비중으로 투자합니다.
예를 들어 1만달러를 동일가중 S&P500지수에 투자한다면 엔비디아와 애플, JP모건, 월마트, 캐터필러 등 500개 기업에 각각 약 20달러씩 배분하는 방식입니다.
따라서 엔비디아와 애플 등 초대형 기술주가 하락하더라도 금융주와 산업재, 소비재 등 다른 업종의 주가가 상승하면 그 효과를 상대적으로 크게 누릴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전략을 구현하는 대표적인 상장지수펀드가 인베스코 S&P500 동일가중 ETF인 RSP입니다.
반면 SPY나 VOO 등 일반적인 S&P500 ETF는 시가총액에 따라 투자 비중이 결정됩니다.
윌슨은 9월 말 이후 동일가중 S&P500지수가 약 5% 상승하며 일반 S&P500지수를 약 6%포인트 웃돈 점을 이러한 전략의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다만 상대적으로 재무건전성이 취약한 기업의 비중이 높은 러셀2000지수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중소형주가 본격적으로 회복하려면 지금까지 나타난 수준보다 더 큰 폭의 금리 하락이 필요하다는 분석입니다.
결국 윌슨의 전망은 중간선거 이후 미국 증시의 상승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투자 대상은 일부 초대형 기술주보다 다양한 업종으로 분산할 필요가 있다는 것으로 정리됩니다.
이번 중간선거 이후 월가의 핵심 관심은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가 미국 증시 전반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그리고 AI 데이터센터 규제 강화가 기술주 내부의 승자와 패자를 어떻게 바꿔놓을지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특히 앞으로는 AI 투자 규모 자체보다 이미 확보한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 신규 투자에 필요한 자금력, 그리고 실제로 창출하는 현금흐름이 기업가치를 구분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