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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톡스는 맞아도 돋보기는 싫다…노안 부정하는 40대
40대부터 근거리 초점 조절 능력 저하
안경 착용 미루다 일상생활 불편 가중
안경 착용 미루다 일상생활 불편 가중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근거리 시력이 떨어지고도 돋보기 착용을 미루는 중년층의 사연을 소개했다. 보톡스와 체중감량 약물, 필라테스로 젊음을 유지하려던 이들에게 시력 변화는 예상보다 큰 충격이라는 것이다. 노안은 수정체의 변화로 가까운 물체에 초점을 맞추는 능력이 떨어지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에리카 가르시아-나일스(49)는 할인매장 TJ맥스에서 선글라스를 써보다 돋보기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주변이 놀랍도록 선명해지자 렌즈 품질이 좋거나 편광 기능이 있는 줄 알았다. 벗어서 살펴보니 도수 2.0이 들어간 제품이었다. 이미 몇 달 전부터 작은 글씨를 사진으로 찍어 확대해 읽고 있었지만, 시력이 나빠졌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친구들도 비슷했다. 한 친구는 립스틱 색상 표시를 읽기 어려워지자 라벨을 따로 붙이려고 라벨 제작기를 샀다. 함께 여행을 떠나서는 휴대전화 화면을 보려고 서로 돋보기를 빌렸다. 필요하다는 걸 알면서도 검사나 구매는 미뤘다. 가르시아-나일스는 돋보기를 사지 않으면 늙었다는 사실도 받아들이지 않아도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식당에서는 소고기(beef)인 줄 알고 주문했는데 비트(beet) 카르파초가 나오기도 한다. 친구의 돋보기를 빌려 쓴 뒤 메뉴가 선명하게 보이자 이미 한두 해 전부터 안경이 필요했음을 깨닫는 경우도 있다.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의 채드 니비(52)는 매주 회의 때 컴퓨터 화면이 흐리다고 불평했다. 안경을 맞추라는 동료들의 말에는 평생 시력이 좋았다며 사무실 조명 탓을 했다. 결국 동료 20명이 모두 안경을 쓰고 회의에 들어오는 장난을 벌였다. 니비는 장난을 눈치채지 못하고 자신만 시력이 좋다고 생각했다.
그 역시 종이를 얼굴에서 점점 멀리 떼어 읽고 식당이 갈수록 어두워진다고 느꼈다. 뒤늦게 찾은 안과에서는 이미 5년 전부터 안경이 필요했던 상태라는 말을 들었다. 사업 파트너 베서니 밥콕(41)은 어릴 때부터 안경을 썼다며, 시력 교정이 필요 없었던 사람들이 훨씬 오래 버티려 한다고 말했다.
메릴랜드주 록빌의 검안사 앨런 N. 글레이저는 가까운 곳에 초점을 맞추는 능력이 42세부터 약 57세까지 해마다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처음에는 팔을 뻗어 글씨를 멀리하면 읽을 수 있지만 나중에는 팔 길이로도 해결되지 않는다. 부모의 노안을 지켜보고도 자신에게 같은 변화가 왔다는 사실을 부정하거나 진단을 예상해 검사를 피하는 환자도 있다고 했다.
시력 변화를 외면하다 손해를 본 사례도 있다. 크리스티안 백먼(57)은 약 10년 전 그랜드캐니언 여행을 앞두고 렌터카 계약서를 제대로 읽지 못해 800달러짜리 추가 상품에 동의했다. 평생 좋은 시력을 자신했던 그는 이제 지갑에 신용카드 크기의 소형 돋보기를 넣고 다닌다.
백먼은 어릴 때 여행마다 돋보기를 챙기던 할머니를 보고 웃었다고 회상했다. 약 5년 전부터 자신도 같은 물건을 챙기게 됐다. 그는 식당에서 메뉴판이 보이지 않을 때 아주 유용하다고 말했다.
오세성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