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노점을 운영하고 출근하거나 친구들과 여행하는 인공지능(AI) 고양이 영상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면서 가상 반려동물 콘텐츠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더우인 캡처
중국에서 노점을 운영하고 출근하거나 친구들과 여행하는 인공지능(AI) 고양이 영상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면서 가상 반려동물 콘텐츠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더우인 캡처
노점에서 음식을 팔고 친구들과 여행을 떠난다. 식당에서 요리하고 회사에 출근해 직장생활도 한다. 주인공은 사람이 아니라 인공지능(AI)으로 만들어진 고양이다. 실제 고양이처럼 생겼지만 사람의 행동과 감정을 표현한다. 중국 SNS에선 이런 가상 반려동물의 일상을 담은 영상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4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더우인과 샤오훙수, 빌리빌리 등 주요 SNS에서 AI 반려동물 콘텐츠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일부 영상은 수십만개의 좋아요를 받았다. 귀여운 외모에 직장생활과 우정, 여행 등 일상적인 이야기를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이용자들은 가상 동물의 행동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정서적 위안을 얻는다는 설명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더우인에서 활동하는 오렌지 고양이 팡둔둔이다. 중국 산둥성에 거주하는 29세 여성 창작자가 운영하는 이 계정은 팔로어 약 15만4000명을 확보했다. 지난해 6월 AI 고양이 영상을 제작하기 시작한 이후 누적 좋아요 수는 6000만개를 넘어섰다.
중국에서 노점을 운영하고 출근하거나 친구들과 여행하는 인공지능(AI) 고양이 영상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면서 가상 반려동물 콘텐츠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더우인 캡처
중국에서 노점을 운영하고 출근하거나 친구들과 여행하는 인공지능(AI) 고양이 영상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면서 가상 반려동물 콘텐츠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더우인 캡처
처음에는 만화 형태의 주황색 고양이를 등장시켰지만 이후 실제 고양이의 생활을 촬영한 듯한 브이로그 형식으로 바꿨다. 고양이들이 함께 음식을 먹고 여행하거나 출근하는 장면을 연속적인 이야기로 구성했다. 반복해서 등장하는 캐릭터와 이들의 관계가 시청자의 재방문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이 콘텐츠의 창작자는 "영상의 핵심은 친구 사이의 우정과 상호작용"이라며 "시청자들이 귀여운 고양이를 보며 위안을 얻는 동시에 캐릭터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상적인 소재가 시청자의 공감을 얻고 기업과의 상업적 협업에도 유리하다고 판단해 콘텐츠 제작 방식을 바꿨다는 것이다.

AI 반려동물은 새로운 형태의 정서적 위안 수단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일부 시청자는 자신의 반려묘 사진을 창작자에게 보내 가상 세계에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한다.

이 창작자는 세상을 떠난 반려동물이 가상의 사후 세계에서 즐겁게 생활하는 영상도 제작했다. 반려동물을 잃은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기 위해서다. 그는 이를 '사이버 불멸'이라고 표현했다. 현실에서는 다시 만날 수 없는 반려동물이 디지털 세계에서는 계속 살아가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는 의미다.

반려동물을 키우기 어려운 사람들에게도 가상 동물은 일종의 동반자가 되고 있다. 주거 환경이나 시간적 제약 때문에 반려동물을 키우지 못하더라도 영상을 통해 친밀감과 정서적 만족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베이징에 거주하는 왕퉁씨는 "AI 반려동물이 가짜라는 사실을 알지만 귀여워서 매일 영상을 본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노점을 운영하고 출근하거나 친구들과 여행하는 인공지능(AI) 고양이 영상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면서 가상 반려동물 콘텐츠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더우인 캡처
중국에서 노점을 운영하고 출근하거나 친구들과 여행하는 인공지능(AI) 고양이 영상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면서 가상 반려동물 콘텐츠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더우인 캡처
다만 가상 동물과의 정서적 교류가 확대되는 현상을 우려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이 현실의 인간관계에서 요구되는 책임과 갈등을 경험할 기회를 잃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부시팅 중국전매대 문화산업관리학원 부연구원은 "AI는 인간의 감정을 보완해야지 대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AI 콘텐츠 제작자들이 가상 캐릭터를 언제나 사랑스럽고 순종적인 존재로만 묘사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예상하지 못한 행동이나 불완전한 감정도 표현해야 청소년들이 현실의 관계에 수반되는 차이와 책임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AI 반려동물 콘텐츠의 상업적 가능성도 주목받고 있다. 기존 반려동물 영상과 달리 창작자가 캐릭터와 상황을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어 연속적인 이야기와 독자적인 지식재산권(IP)을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렌지 고양이 팡둔둔의 창작자는 "AI 도구는 콘텐츠를 만드는 수단일 뿐"이라며 "중요한 것은 차별화된 캐릭터와 IP를 구축하고 이야기를 설계하는 창의력"이라고 말했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