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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미안해!"…日 Z세대 입에서 '한국말' 쏟아지는 이유
日서 한국어 섞어 쓰는 ‘한본어’ 확산
K컬처 영향력 반영
K컬처 영향력 반영
4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최근 몇 년 사이 일본 Z세대의 대중문화와 광고, 일상 대화에서 한국어 단어나 이를 변형한 표현의 사용이 늘고 있다. 도쿄에 사는 대학생이자 K팝 팬인 한 여성은 일상 대화에서 ‘진짜’ ‘미안해’ 같은 한국어를 자주 섞어 쓴다고 전했다.
사사 히로코 사이버한국외국어대 일본어학부 교수는 “특히 K팝 팬들 사이에서 한국어 단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직접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어 표현을 일본어로 번역하지 않고 발음 그대로 대화에 넣어 쓴다는 뜻이다. 그는 BTS(방탄소년단)의 앨범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가 발매되고 블랙핑크가 도쿄와 오사카에서 공연한 2018년부터 이런 현상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전했다.
일본어와는 쓰임이 다른 한국어 호칭을 가져다 쓰기도 한다. 형·언니가 대표적이다. 한국에서는 가족이 아닌 친한 연장자도 형이나 언니라고 부르지만, 일본에서는 보통 이름이나 성에 ‘상’을 붙이거나 관계에 따라 선배라고 부른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많은 일본인이 K팝과 한국 문화를 접하게 되면서 형·언니 같은 표현을 널리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지금처럼 일본 젊은 층이 한국어를 유행어로 쓰는 모습은 과거와 대조적이다. 한 재일 교포(64세)는 NYT 인터뷰에서 “내가 고등학생이던 시절에는 한국어 단어를 일종의 은어처럼 사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친구들과 담배, 박치기 같은 단어를 썼다고 회상했다. 박치기는 이후 재일 조선인의 모습을 그린 영화의 제목이 되기도 했다.
NYT는 한국어가 일본 청년 문화에 스며드는 현상을 일제강점기의 한국어 억압과 연결해 조명했다. 100년 전 한국인들에게 일본어와 일본인의 정체성을 받아들이라는 압박이 가해졌다면, 이제는 일본 젊은 층이 자발적으로 한국어 표현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손주형 기자 handb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