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추천 뉴스
30세 공격수 숨지자 후폭풍…'살인자' 몰린 골키퍼 SNS 폐쇄
안도라 GK '최악의 플라잉 니킥'
살인자 낙인에 결국 SNS 폐쇄
살인자 낙인에 결국 SNS 폐쇄
스페인 매체 엘 데바테는 3일(현지시간) 오워노가 '살인자'라는 비난과 각종 모욕이 담긴 메시지를 대량으로 받은 끝에 소셜미디어 계정을 닫았다고 전했다. 공격은 선수 개인에서 그치지 않았다. 멕시코 매체 라 리스타에 따르면 안도라 구단 공식 계정에도 "당신 팀에 살인자가 있다", "골키퍼를 과실치사로 재판해야 한다"는 식의 댓글이 줄을 이었고, 인종차별적 욕설과 협박까지 뒤섞였다.
엉뚱한 피해자도 나왔다. 스페인 텔레싱코 보도에 따르면 하부리그 CF 칸 비달레에서 뛰는 미첼 오워노는 성이 같다는 이유로 협박 메시지를 받자 "나는 헤수스 오워노가 아니며 이번 일과 아무 관련이 없다"는 해명문을 올렸다.
사고는 지난 2일 산타크루스 데 테네리페 엘리오도로 로드리게스 로페스 경기장에서 열린 라리가2 12라운드 테네리페-안도라전에서 일어났다. 2-2로 팽팽하던 후반 추가시간, 결승골을 노린 테네리페가 최전방으로 길게 공을 띄웠고 데 미겔이 이를 향해 질주했다. 공을 먼저 걷어내려고 골문을 비우고 뛰쳐나온 오워노의 무릎이 데 미겔의 가슴 부위를 파고들었다.
그라운드에서 고통스러워하던 데 미겔은 이내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의료진이 5분 넘게 응급조치를 이어가는 동안 동료들은 눈물을 쏟았고, 관중석의 가족도 이 장면을 지켜봤다. 주심은 오워노에게 레드카드를 꺼낸 뒤 경기를 더 진행할 수 없다고 판단해 중단을 선언했다. 들것에 실려 나가는 데 미겔에게 관중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스페인 일간 마르카에 따르면 데 미겔은 병원으로 향하던 구급차 안에서 심폐정지 상태에 빠졌다. 구급대원의 소생술로 맥박은 되살아났지만, 칸델라리아 대학병원 중환자실에서 신경학적 상태가 급격히 나빠졌다. 테네리페는 "위중하지만 안정적"이라고 한 당초 발표를 뒤집고 3일 오전 8시 그의 사망을 공식 확인했다.
◇ 라커룸에서 울며 기도… "애초에 악의는 없었다"
안도라 구단은 고의성이 전혀 없었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스페인 라디오 보도를 인용한 렉투라스에 따르면 구단은 오워노가 상대를 해치려는 의도가 없었다고 강조했고, 오워노 본인도 유가족에게 직접 사과의 뜻을 전하고 싶어 했다. 그는 아직 공개 발언 없이 침묵을 지키고 있다.
안도라 선수단의 귀국길도 무거웠다. 이들은 2일 오후 8시가 넘어 테네리페를 떠나 바르셀로나를 거쳐 버스로 안도라에 돌아갔고, 이동 내내 데 미겔의 상태 소식에 귀를 기울였다. 그중 가장 크게 흔들린 사람이 오워노라는 게 현지 매체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 징계·수사 가능성도… 축구계는 일제히 추모
애도의 물결은 국경을 넘었다. 테네리페 홈구장 앞에는 팬들이 놓고 간 꽃다발이 쌓였고, 유럽축구연맹(UEFA)은 같은 주 스페인 구단의 홈경기에서 공식 주제가 연주를 생략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이강인도 테네리페 구단의 게시물을 공유하며 고인을 기렸다. 스페인축구선수협회(AFE)는 데 미겔이 선수 권익 활동에도 헌신한 동료였다며 그를 영원한 가족으로 기억하겠다고 밝혔다.
1996년생인 데 미겔은 레가네스 유스 출신으로 카스테욘을 거쳐 2025년 테네리페 유니폼을 입었다. 마리아와 어린 딸을 남겨둔 채 떠나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