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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 만에 또 털렸다…해커들 사냥감 된 '뜻밖의 장소'
유럽 냉장고 또 해킹…식량 안보 위협하나
유럽 식료품점 100곳 피해
佛 대형마트 해킹 공격 3주만에
벨기에 등 7개국서 비정상 작동
냉동시설 온도 55도까지 치솟아
배후세력으로 친러 조직 거론
유럽 식료품점 100곳 피해
佛 대형마트 해킹 공격 3주만에
벨기에 등 7개국서 비정상 작동
냉동시설 온도 55도까지 치솟아
배후세력으로 친러 조직 거론
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이날 벨기에, 스웨덴 등 유럽 국가 최소 7곳에서 냉동설비 해킹 사건이 대거 발생했다. 슈퍼마켓을 중심으로 100곳 이상의 사업장이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스웨덴 욀란드섬 뵈다의 한 마트에서는 냉동고 온도가 55도를 기록했으며 벨기에 정육점은 육류 1만5000유로(약 2250만원)어치를 폐기했다.
지난 8월 미국에서는 미군기지 내 매점 최소 6곳이 냉동고 이상으로 식품을 폐기했다. 지난달 11~12일에는 프랑스 슈퍼마켓과 식료품점 등이 해킹 공격을 당했다. 피해를 본 사업장은 700여 곳에 이르렀다.
이들 사건의 공통점은 냉동고 ‘제상 모드’가 비정상적으로 작동했다는 것이다. 제상 모드는 냉동고 내 성에를 녹여 냉각 성능 효율을 높이는 기능이다. 벨기에 냉동설비 관리업체 사브코벨은 해커들이 원격 제어 기능을 악용해 증발기를 제상 모드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냉각이 중단되거나 가열 기능이 작동해 보관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상승한 것이다. 인터넷에 노출된 중앙제어장치 통합관리 시스템이 공격 경로로 지목된다.
허술한 보안 관리가 피해를 키웠다. 프랑스 국가사이버침해대응센터(CERT-FR)는 지난달 12일 해킹 공격 이후 냉동설비 제어장치의 인터넷 직접 노출을 차단하고 보안 업데이트, 비밀번호 변경 등에 나설 것을 권고했다. 이후 관리업체들은 고객사 보안 조치를 취했지만 미처 완료하지 못한 곳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공격 배후로 친(親)러시아 해킹 조직이 거론된다. 글로벌 보안기업 포어스카우트는 친러 성향의 ‘Z펜테스트얼라이언스’와 ‘노네임057’이 올해 들어 냉장·냉동시설 해킹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다고 분석했다. Z펜테스트는 4월에도 10건의 냉동고 시스템 해킹 공격을 했다고 주장했다.
추가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포어스카우트는 지난달 22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세계 99개 지역에서 냉장·냉동설비 관리 서비스의 인터넷 노출 사례가 1만2976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프랑스 공격에서는 덴마크 댄포스와 미국 코플랜드 등이 제조한 제어장치에서 해킹 피해가 보고됐다.
냉동고 해킹은 식량 안보 우려로 번지고 있다. 크리스토프 한센 유럽연합(EU) 농업·식품 담당 집행위원은 이번 사건을 두고 “우리의 식품 공급망을 교란하려는 의도적인 시도”라고 평가했다. 지난달 11~12일 네덜란드에서는 대형 슈퍼마켓 체인 알베르트하인의 물류센터가 해킹 피해로 운영과 상품 배송에 차질을 빚었다. 피터르 즈반 네덜란드 라트바우드대 조교수는 “정보기술(IT) 시스템과 전력 공급이 중단되면 유럽 식품 공급망이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한국은 냉동식품 공급망이 해킹 피해에 노출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 등과 달리 한국은 여러 곳의 냉동고를 통합 관리하는 사례가 드물다”며 “이번 공격에서 피해가 확인된 브랜드들은 국내에서 압축기 위주로 유통돼 해킹 위험이 비교적 작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주형 기자 handb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