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경영진 갖춘 카겜, 전략 재정비
'도깨비의세계' 출시후 주가 28%↑
컴투스는 게임 완성도 높이며 질주
오랫동안 흥행작을 내놓지 못한 컴투스와 카카오게임즈가 신작을 앞세워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1·2위를 다투고 있다. 과도한 과금 부담을 덜어낸 모바일게임으로 ‘리니지’류의 게임에 피로감을 느낀 이용자를 대거 빨아들인 결과다.
◇ 마침내 빛 본 ‘도깨비의세계’
3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모바일 게임 월간 매출 순위에서 컴투스의 ‘제우스: 오만의 신’이 1위, 카카오게임즈의 ‘도깨비의세계’가 2위를 차지했다. 두 게임의 추정 매출은 각각 374억원, 269억원으로, 엔씨소프트의 장수 흥행작 ‘리니지M’(4위·252억원)을 넘어섰다.
업계는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려는 두 게임사의 전략 변화가 이 같은 성과를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컴투스는 2014년 출시한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와 야구 게임 시리즈를 이을 흥행작을 내놓지 못했다.
카카오게임즈는 2021년 ‘오딘: 발할라 라이징’ 이후 근황이 없어 최근 7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그러던 두 회사가 모바일게임을 앞세워 반전을 꾀하고 나선 것이다.
특히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6월 김태환·이시우 공동대표 체제 출범 후 개발 중인 게임을 재점검하고, ‘도깨비의세계’의 흥행 가능성을 주목했다. 콘솔과 해외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동시에 기존 성장 기반인 모바일 게임의 경쟁력을 회복하겠다는 전략이었다.
특히 과금 부담을 낮춘 수익 모델을 게임의 차별점으로 내세웠다. 이용자가 돈을 쓰지 않고도 캐릭터를 무리 없이 성장시킬 수 있도록 설계했다. 과도한 결제를 유도하는 기존 주류 게임과 달리 월 1만1000~3만원 수준의 멤버십과 의복·장비 등 유료 아이템을 중심으로 수익을 올렸다. 옛날 오락실 게임을 떠올리게 하는 도트 그래픽과 부드러운 움직임도 이용자의 호응을 얻었다. 카겜 주가는 지난달 도깨비의세계 출시 이후 28% 올랐다.
◇ 개발사와 협업 강화한 컴투스
컴투스가 돌파구를 찾은 곳은 개발사와의 협업이다. ‘제우스: 오만의 신’은 개발 단계부터 컴투스 직원을 개발사에 파견하는 방식으로 완성도를 높였다. 퍼블리셔가 출시 이후 마케팅과 운영을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개발 과정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이다. 이 게임의 서버 수는 출시 초기 30개에서 39개로 증가했다.
편의성을 높인 ‘인공지능(AI) 모드’도 이용자의 호응을 끌어낸 요인으로 꼽힌다. 기존 자동사냥 기능을 고도화해 게임에 접속하지 않아도 설정에 따라 캐릭터가 사냥하도록 했다. 하루 12시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월 9900원을 내면 이용 시간을 24시간으로 늘릴 수 있다. 성장에 필요한 재화도 게임 내에서 획득할 수 있도록 해 이용자의 과금 부담을 줄였다.
두 게임의 성공을 계기로 국내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시장에서 흥행 공식이 달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콘텐츠와 경쟁 요소, 강력한 과금 모델에 의존하던 기존 공식이 깨졌다”며 “신작 출시 초기에 확보한 이용자와 매출을 장기적인 성과로 이어가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