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글로벌 연간 매출 4위를 차지한 대표적인 캐주얼 게임 ‘모노폴리 고’.   스코플리 제공
지난해 글로벌 연간 매출 4위를 차지한 대표적인 캐주얼 게임 ‘모노폴리 고’. 스코플리 제공
위기에 빠진 국내 게임사들이 비교적 규모가 작은 ‘캐주얼 게임’에 베팅하고 있다. 간단한 조작으로 짧은 시간 동안 즐길 수 있는 캐주얼 게임을 보강해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에 치중했던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매출 침체에 방향 튼 K게임…'캐주얼 엔진' 달고 체질 개선 나선다
지난 5월 라인야후 산하로 편입된 카카오게임즈가 대표적인 전환 사례로 꼽힌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달 중순 게임 개발사 ‘미투온’의 지분 39.6%를 확보하며 경영권을 인수했다. 미투온은 ‘풀팟홀덤포커’ ‘풀하우스카지노' 등 다수의 흥행 캐주얼 게임 라인업을 갖춘 기업이다.

그동안 대형 MMORPG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짜왔던 웹젠 역시 변화 중이다. 지난해 퍼블리싱 전문 자회사 ‘웹젠케이’를 출범시키고, 캐주얼 장르를 중심으로 한 신작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웹젠 관계자는 “본사와 달리 웹젠케이는 가볍고 진입 장벽이 낮은 캐주얼 게임 영역에서 경쟁력을 입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엔씨 역시 지난해 말 베트남의 캐주얼 게임 개발사 ‘리후후’ 지분 67%를 인수하는 등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다. 이러한 행보는 올해 2분기 들어 곧바로 실적 반등으로 이어졌다. 2분기 영업이익이 1739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053% 급증했는데, 캐주얼 사업 부문의 기여가 컸다는 분석이다.

매출 침체에 방향 튼 K게임…'캐주얼 엔진' 달고 체질 개선 나선다
그간 한국 게임 산업의 중심은 단연 MMORPG였다. 1998년 엔씨소프트가 선보인 리니지의 대성공 이후에 약 30년 가까이 이 문법을 모방한 이른바 ‘리니지라이크’ 장르가 시장을 지배해왔다.

하지만 확률형 아이템을 둘러싼 유저들의 거센 반발과, 늘 비슷비슷한 게임성에 대한 피로도가 맞물리면서 인기가 급격히 식어가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기업의 장기 생존 측면에서도 MMORPG 중심의 사업 구조가 한계에 다다랐다고 진단한다. 1000억원 넘는 제작비와 수 년의 개발 기간을 들인 대작이 흥행에 실패할 경우 기업 전체가 치명적인 위기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반면 캐주얼 게임은 상대적으로 개발 비용이 적어 실패 시에도 리스크가 적다. 이용자 당 결제 규모는 작지만 낮은 진입 장벽을 바탕으로 광범위한 글로벌 팬층을 흡수하는 데 유리하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글로벌 매출 상위 10위권에 캐주얼 게임이 4~5자리를 차지할 정도로 해외 시장에서는 대세로 자리 잡았다”고 전했다.

허진 기자 h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