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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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분기 한국 소비자가 미국에서 온라인으로 100원어치를 살 때 미국 소비자는 한국에서 90원어치를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3년 전 같은 기간에는 25원어치에 그쳤다. 미국발 직구가 줄어든 가운데 미국 소비자가 국내 판매자에게 직접 주문하는 ‘역직구’가 빠르게 늘면서 양국 간 격차가 좁혀졌다.

국가데이터처가 2일 발표한 ‘2026년 9월 온라인쇼핑동향’에 따르면 3분기 미국발 직구액은 3094억원, 대미 역직구액은 2787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직구는 11.1% 줄고 역직구는 30.4% 늘었다. 두 금액의 차이는 1342억원에서 307억원으로 줄었다.

미국발 직구액 대비 대미 역직구액 비율은 3분기 기준 2023년 25.3%에서 2024년 40.8%, 지난해 61.4%로 높아졌다. 올해는 2분기(90.5%)에 이어 3분기(90.1%)까지 두 분기 연속 90%대를 기록했다.

그동안 한국 소비자에게 미국 직구의 매력은 현지 할인 폭이 크다는 점이었다. 블랙프라이데이 때 달러 표시 가격이 내려가도 원화로 환산한 값에 국제배송비를 더하면 국내 판매가와의 차이가 줄어든다. 국가데이터처는 올 2~3분기 높은 환율이 해외 직구 감소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미국발 직구가 두 자릿수 감소한 3분기에 일본에서 사 온 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32.4% 늘었다.

반대로 국내 판매자에게 미국은 온라인 면세점을 제외하면 가장 큰 역직구 시장이다. 올 3분기 면세점을 뺀 대미 판매액은 2747억원으로 중국(888억원)의 3배를 넘었다.

미국에서 구하기 어려운 물건을 찾아 한국 중고장터까지 오는 수요도 확인됐다. K팝 그룹 에이티즈의 앨범은 미국 대형마트 타깃에서도 팔지만, 앨범에 무작위로 들어 있는 포토카드는 원하는 멤버의 것으로 고를 수 없다. 국내 중고장터에선 앨범을 다시 사지 않고도 그 카드만 살 수 있다. 올 상반기 번개장터의 해외 이용자용 서비스 ‘번장 글로벌’에서 미국 구매자들이 가장 많이 거래한 포토카드는 에이티즈의 것이었다. 구매·배송 대행업체 딜리버드코리아에서도 지난해 미국 매출의 41.5%가 K팝 음반·굿즈·포토카드에서 나왔다. 의류·신발·가방 등 패션 상품이 34.3%로 뒤를 이었다.

화장품에선 역직구로 확보한 미국 고객을 현지 유통망으로 옮긴 사례도 나왔다. CJ올리브영은 지난해 상반기 글로벌몰 매출의 절반 이상을 미국에서 올렸다. 올 5월 미국 전용몰을 연 뒤로는 글로벌몰에서 미국행 주문을 받지 않는다. 캘리포니아주 블루밍턴 물류센터에서 상품을 보내면서 무료배송 기준도 60달러에서 35달러로 낮췄다. 같은 고객이 같은 한국 화장품을 주문해도 미국 창고에서 배송하면 한국의 역직구 통계에서는 빠진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