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추천 뉴스
카카오 없이 초콜릿 만든다…실험실서 키운 '이것' 정체
카카오 공급난에…'세포배양 초콜릿' 나왔다
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천연 카카오와 생물학적으로 동일한 세포를 배양해 초콜릿을 만드는 기술 개발이 한창이라고 보도했다. 포도씨·곡물 등을 가공해 초콜릿 맛을 흉내낸 대체품 연구도 이뤄지고 있다.
배경에는 카카오 원두 공급난이 있다. 기상이변으로 카카오 재배가 갈수록 어려워진 영향이다. 개발도상국의 경제 위기로 농가가 빈곤에 빠져 농법 개선에 투자할 여력도 잃었다. 카카오 원두 가격은 2024년 한때 톤당 1만2000달러를 넘어섰다. 지금도 톤당 약 5000~6000달러 수준으로, 이전 10년간 톤당 2000~3000달러에 머물던 것을 크게 웃돈다.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사탕·초콜릿류 가격은 2021년 이후 44% 뛰었다.
이에 더 저렴하게 초콜릿을 공급하려고 새로운 기술에 뛰어드는 푸드테크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WSJ에 따르면 미국·유럽·아시아 등지에서 스타트업 10곳 안팎이 세포배양 초콜릿이나 초콜릿 맛 대체품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스라엘의 푸드테크 스타트업 셀레스트가 대표적이다. 글로벌 식품 대기업 몬델리즈와 협업해 세포배양 초콜릿 바 시제품도 출시했다. 2028년까지 미국 규제당국의 승인을 받는 게 목표다.
다만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릴 전망이다. 생산비가 걸림돌이다. 세포를 키우려면 고도로 멸귤된 강철 배양기가 필요해 비용이 많이 든다. 푸드테크 스타트업 캘리포니아 컬처드의 스티븐 랭 부사장은 "이 기술을 식품 생산에 적용하려면 비용을 현재의 10분의 1 이하로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당장 상용화가 진행 중인 건 카카오 대체품 쪽이다. 미국의 푸드테크 기업 보야지 푸즈는 포도씨를 볶아 갈고, 여기에 해바라기 단백질 가루, 팜유, 시어유, 설탕, 천연 향료를 섞어 초콜릿과 비슷한 맛을 내는 제품을 만든다. 다만 맛은 아직 "케이크와 과자에 초콜릿 같은 느낌을 더하는 정도"라는 평가다.
기후위기가 심각해질수록 초콜릿 대체품은 그 입지를 넓힐 전망이다. 애덤 맥스웰 보야지 푸즈 최고경영자(CEO)는 기업들이 실제 초콜릿의 일부를 비슷한 대체품으로 바꾸는 '조용한 대체(silent swap)'가 일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미리 기자 miri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