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되는 가업상속 공제 요건과 대상 업종을 현행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중소기업계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개편안대로라면 상당수 기업이 가업승계 공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급변하는 산업 환경에 대응하기도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부(富)의 대물림을 위한 ‘꼼수’는 걸러내야 하겠지만, 제도 취지까지 흔드는 정책이라면 ‘주객전도’가 아닐 수 없다.

재정경제부가 지난 8월 발표한 ‘2026년 세제 개편안’에 담긴 가업상속 공제는 대상을 현행 대·중분류에서 세세분류 체계로 바꾸며 727개 업종으로 제한한 게 핵심이다. 마트, 택시운송업, 호텔, 병원 등은 공제를 못 받게 됐다. 기업을 물려주는 피상속인의 계속 경영기간 요건도 현행 10년에서 30년으로 대폭 강화됐다. 이대로 시행되면 중소기업 90% 이상이 상속공제 대상에서 빠질 수 있다는 게 업계 우려다. 승계를 준비해 온 기업 입장에서는 날벼락을 맞은 셈이다.

어제 국회에서 열린 ‘가업상속공제 제도개편 문제점과 올바른 재설계 방안’ 토론회에서도 중소기업인의 호소가 쏟아졌다. 수십억원을 들여 신제품을 개발했는데, 주력 업종이 바뀌면 공제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어 발을 동동 구르는 최고경영자(CEO)도 있었다. 정상적으로 제품을 만들고 직원을 고용하는 기업까지 어려움을 겪게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32개 중 26개 업종이 공제 대상에서 제외되는 전문건설업 CEO는 오랜 시간 현장에서 축적한 경험과 전문인력의 노하우가 결합된 기업의 기술자산이 사장될까 봐 두렵다고 했다. 필수의료를 강화해야 할 때 병원을 공제 대상에서 뺀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베이커리카페 등이 편법 상속에 활용된다는 대통령 지적에서 시작된 제도 개편이 기업을 더 힘겹게 하고 혁신까지 가로막는다면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다. 역대 정부가 지속적으로 가업상속 공제를 확대한 이유를 돌아보고 이제라도 원점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우리와 달리 일본과 독일에 ‘100년 기업’이 넘쳐나는 건 이유가 있다. 기업을 공중분해시키는 가혹한 상속·증여세율도 손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