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다시 서는 프로테스트를 앞두고 설레고 새롭습니다. 반드시 통과하고 돌아올게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역대 세번째 통산 20승 달성, 통산 상금 1위(69억8762만원). 박민지는 KLPGA투어에서 새 역사를 쓴 대표 강자다. 남부러울 것 없는 커리어를 가진 그가 3일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프로테스트 최종전에 나선다. 박민지는 출전을 하루 앞둔 2일 “잘하고 싶은 마음에 대회 출전이 기대된다”며 미소 지었다.
박민지가 3일 일본 이바라키현 시즈힐스CC에서 열리는 JLPGA투어 프로테스트 최종전에 나선다. 그는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더 성장하기 위해 일본에 도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KLPGA투어 제공
박민지가 3일 일본 이바라키현 시즈힐스CC에서 열리는 JLPGA투어 프로테스트 최종전에 나선다. 그는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더 성장하기 위해 일본에 도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KLPGA투어 제공

◇ 10년 만의 프로테스트

지난 8월 박민지는 조용히 JLPGA투어 프로테스트 예선에 출전했다. 한국에서 이룰 만큼 이룬 선수로서는 이례적인 행보다. JLPGA 투어는 2019년부터 정회원에게만 퀄리파잉 토너먼트(QT) 응시 자격을 주도록 제도를 개편했다. 정규투어 시드권을 따려면 프로 입단 시험부터 치러야하는 셈이다. 이 때문에 KLPGA투어를 제패한 박민지도 일본의 어린 아마추어 선수들과 나란히 예선부터 치러야 했다.

그는 2차 예선 B지구에서 나흘간 19언더파 269타를 기록, 전체 1위로 가볍게 최종전 티켓을 따냈다. 박민지는 “계급장을 떼고 나선다는 결정이 쉽지는 않았다. 첫홀 티샷을 할 때까지만 해도 ‘이게 맞나’라는 생각을 몇번이나 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경쟁자들의 간절한 눈빛이 박민지를 자극했다고 한다. 그는 “그 친구들은 여기서 떨어지면 1년을 기다려야 하기에 매 샷에 간절함이 가득했다”며 “그 모습을 보면서 ‘나도 10년 전에는 저렇게 올라왔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일본 무대 도전을 결정한 것은 “골프 선수로서 더 성장하고 싶다”는 욕구 때문이었다. 2017년 데뷔 후 KLPGA투어 최다 우승(20승)까지 올라섰지만 한국에만 머무른다면 매너리즘에 빠질 것 같다는 두려움이 들었다고 한다. 박민지는 “지금도 내 골프를 보면 보완할 부분이 너무 많다”며 “더 잘할 수 있는 여지가 보이기에 계속 도전을 이어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 “지금이 나의 가장 젊은 날”

JLPGA 투어 출전권을 따기 위한 도전이지만 메인 무대를 일본으로 옮기는 것은 아니다. 그는 KLPGA 투어를 중심으로 활동하면서 일정에 따라 일본 투어를 병행할 계획이다. 박민지는 “일본에서는 1년에 6~7개 대회에 나가 그중 우승 하나를 거두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2021년과 2022년 각각 6승씩 따내며 투어 최강자로 군림했던 시절, 그에게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도전해보라는 권유 또는 압박이 따라다녔다. 당시에는 자신의 비거리와 여러 여건으로 용기를 내지 못했다. 그사이 미국과 일본 대회를 경험하면서 박민지도 달라졌다.

그는 “나중에 선수 생활을 돌아봤을 때 ‘그때 한번 해볼걸’, ‘거기도 나가볼걸하고 후회하고 싶지 않았다”며 “여러 무대에 나가는 것 자체가 행복한 일이었다는 걸 이제 알게 됐다”고 미소지었다.

조금 더 일찍 도전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지만 박민지는 앞으로 마주할 도전에 집중하기로 했다.“‘5년 전에 이런 생각을 했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지금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70세에도 대학교에 들어갈 수 있잖아요? 지금이 저에게 가장 빠른 때니까, 할 수 있는 도전을 신나게 해볼게요.”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