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관리위원회특별검사팀이 9억원대 공명선거추진활동비 부당 지급 의혹과 관련해 중앙선관위 위원장실과 사무총장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감사원과 국회로부터 지급 근거가 없다는 지적을 받고도 예산을 편성하거나 다른 용도의 예산을 끌어다 썼다는 의혹이다.

이태한 선관위특검팀은 2일 오전 9시께부터 중앙선관위 위원장실·사무총장실 등 18개 부서와 전 사무총장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파견검사 4명과 디지털 포렌식 수사관 25명 등 65명을 투입했다. 적용 혐의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 등 손실,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허위공문서 작성 등이다.

공명선거추진활동비는 중앙선관위가 위원장을 포함한 비상임위원에게 매월 정액으로 지급한 돈이다. 특검에 따르면 중앙선관위는 감사원과 국회로부터 지급 근거가 없다는 지적을 받고도 2019~2022년 예산 자료의 ‘외부기관 지적사항’란에 ‘해당 없음’이라고 허위로 기재해 제출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은 선관위가 이 자료를 토대로 예산을 편성받아 공명선거추진활동비를 지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급이 중단된 뒤 다른 예산을 사용해 재개한 경위도 수사 대상이다. 공명선거추진활동비는 2023년 지급이 일시 중단됐다. 2024년에는 관련 예산이 편성되지 않았고 지난해에는 예산이 전액 삭감됐지만, 다른 용도로 편성된 예산으로 지급한 정황을 특검이 포착했다.

특검이 파악한 지급액은 2020년 약 1억7150만원, 2021년 2억1092만원, 2022년 2억28만원, 2024년 2억1540만원, 작년 3~4분기 1억770만원 등 약 9억580만원이다. 특검은 각 연도 지급액이 국고 등 손실죄 적용 기준인 1억원을 넘는다고 설명했다.

이날 주거지 압수수색 대상이 된 전 사무총장은 2024년과 지난해 비상임위원들에게 공명선거추진활동비를 지급하도록 위법·부당한 지시를 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은 실무자들이 공명선거추진활동비 수혜자가 아니었고, 지급의 문제점도 인식하고 있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김유진 기자 magiclam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