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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은 가뭄 다른쪽은 물바다…지구촌 덮친 엘니뇨 재앙
1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은 로드리고 파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전날 엘니뇨 대응을 위한 국가비상사태 선포령에 서명했다고 전했다. 파스 대통령은 "(엘니뇨가) 가뭄·홍수 측면에서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며 "볼리비아 모든 기관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선포령에는 홍수와 가뭄 피해가 큰 지역에 구조팀을 추가 파견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엘니뇨는 적도 부근 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상승하는 현상이다. 대기 순환이 변해 강수 패턴도 달라져 지역에 따라 가뭄과 산불 위험, 홍수 등 이상기후를 초래한다. 2~7년 주기로 발생하고, 통상 9~12개월가량 지속된다.
볼리비아 정부에 따르면 올해 6~10월까지 엘니뇨에 따른 가뭄으로 국가 전체 9개 주 중 6곳에서 약 7만8000가구가 피해를 봤다. 가축 7만5000마리 이상이 폐사했다. 일부 지역에선 저조한 강우량 등 물 부족이, 다른 한편에선 집중호우와 홍수가 발생했다.
엘니뇨 피해는 아메리카·아프리카·아시아·태평양 각지에서 나타난다. 파나마도 지난 8월 26일 엘니뇨에 따른 가뭄으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엘살바도르 역시 같은 이유로 재난 대응 최고 단계인 ‘적색경보’를 전국에 발령하고 비상 태세에 돌입한 바 있다.
북미에서는 홍수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6일 캘리포니아주 롱비치 인근 샌페드로의 해수면 높이는 1923년 관측 이후 최고 수준인 약 2.4m를 기록했다. 뉴포트비치 만조 수위도 2.6m를 넘겨 저지대 도로가 침수됐으며, 오렌지카운티 해안 지역에 해안 홍수 경보가 발령됐다.
이 밖에 인도네시아에서는 건기에 엘니뇨까지 덮쳐 가뭄과 산불이 확산했다. 칠레 수도 산티아고는 지난달 역대 가장 많은 비가 내렸고, 페루에서는 지난달 산불로 최소 12명이 사망했다.
엘니뇨 여파는 실물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콜롬비아는 지난 8월 강진 피해로 경기 부담이 큰 상황에서도 지난 9월 말 기준금리를 인상(연 12.00%→연 12.25%)했다. 엘니뇨로 인해 물가 상승 압박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인도·태국·베트남 등 주요 쌀 수출국에서는 예년만큼 비가 내리지 않아 쌀 수확량이 줄어 쌀 가격이 뛰었다. 워싱턴포스트는 "캘리포니아에서 태평양 북서부에 이르는 연안 해수 온도가 상승해 해산물 어획량이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