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추천 뉴스
식세기 설치하러 수납장 뜯었다가…"곧 나온다"던 신제품, 5개월째 출시 지연
설치 직전 "곧 신제품" 기다리라 권유
6월→8월→10월…5개월째 넘게 지연
주방 공사로 빈 공간 계속 방치 '낭패'
회사측 "출시 확정일 오인, 방안 찾을 것"
6월→8월→10월…5개월째 넘게 지연
주방 공사로 빈 공간 계속 방치 '낭패'
회사측 "출시 확정일 오인, 방안 찾을 것"
설치 이틀 전 "곧 신제품 나온다"
3일 한경닷컴 취재를 종합하면 제보자 A씨는 지난 5월17일 서울의 한 백화점 내 B전자 매장을 찾아 제습기·식기세척기를 함께 구독하기로 했다. 식기세척기는 같은 달 30일 설치하기로 하고 이에 맞춰 나흘 전 주방 수납장 철거 공사를 마쳤다.하지만 설치를 이틀 앞둔 같은 달 28일 매장에서 연락이 왔다. 기존 식기세척기 출하 일정이 바뀌면서 예정대로 배송하기 어렵다면서 "6월 초 신제품이 나올 예정이니 기존 제품과 비교해 선택해보라"고 권유했다. A씨는 이미 설치 준비를 마친 상태였지만 며칠만 기다리면 된다는 설명에 이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6월 초라고 안내받은 출시 시점은 같은 달 셋째 주로 미뤄졌고, 이후 8월 말과 10월로 거듭 연기됐다. 10월에도 매장은 "모델명은 나왔지만 판매 공지가 내려오지 않았다"며 확정 일정을 안내하지 않았다.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문의했지만 정확한 출시 시점을 안내하기 어렵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A씨 측에 따르면 기존 수납장을 이미 철거한 탓에 식세기를 선물하려 했던 어머니는 밥솥 등 일부 주방용품을 바닥에 내려놓고 생활하고 있다. A씨는 "처음부터 신제품을 구매하려고 했던 게 아니다. 기존 제품을 약속한 날짜에 설치받길 원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계약 당시 혜택에도 차질이 생겼다. A씨는 5월30일까지 설치하는 조건으로 추가 상품권 5만원을 받기로 했지만 신제품을 기다리는 사이 이 혜택마저 놓치게 됐다.
6월이라던 신제품…"확정 일정 아니었다"
A씨가 안내받은 신제품 출시 시점은 확정된 일정이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제품의 사양·성능 점검 등이 계획대로 끝난다는 전제로 검토된 예상 일정이었을 뿐이다.B전자는 지난달 23일 A씨에게 보낸 공식 답변에서 "출시 전 품질 검증 및 점검 과정이 진행되면서 당초 예상됐던 일정 대비 출시가 지연됐다"고 해명했다.
B전자는 민원이 이어지자 계약 당시 혜택 유지, 추가 상품권 30만원 지급, 기존 제품 우선 설치 후 신제품 출시 시 교체, 구독료 6개월 할인 등을 차례로 제안했다. 그러나 A씨 측은 보상안이 거듭 추가되는 과정에서 "회사가 문제 해결보다 조건을 놓고 협상하려 한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더 이상 관련 연락을 하지 말아 달라는 뜻을 전달했다. 회사 측은 A씨가 연락 중단 의사를 밝힌 뒤에도 3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발송했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출시 일정은 품질 강화, 설계 개선, 원자재 및 부품 공급 일정, 판매 채널과의 협의 등 다양한 요인으로 결정되는데 당초 예상 대비 일정이 변경된 부분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신제품의 경우 사용 의무 기간이나 위약금이 구형 제품보다 늘어날 수 있어 고객에게 계약상 불이익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가전 구독의 경쟁력은 신제품을 얼마나 많이 판매하느냐에 달린 것이 아니라 소비자와 약속한 서비스를 얼마나 충실하게 제공하느냐에 달린 것"이라고 말했다.
홍민성/김대영 한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