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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없었던 핼러윈…홍대에 13만명 인파
이태원에는 3만4000명 모여
서울시, 경찰·소방 2638명 투입
차도 보행 공간 개방, 인파 분산
서울시, 경찰·소방 2638명 투입
차도 보행 공간 개방, 인파 분산
핼러윈데이를 맞은 지난달 31일 서울 홍대 거리. 밤 11시가 다 된 시각에도 순대국집 앞에는 해골 코스튬 차림의 외국인 등 20여 명이 줄을 섰다. 거리는 서로 출신 국가를 묻고 “함께 사진 찍자”는 사람으로 붐볐다. 분장한 채 닭갈비와 미나리 삼겹살을 먹고, 편의점에서 한국 과자와 소주·맥주를 사 숙소로 향하는 외국인도 눈에 띄었다. 서구에서 건너온 축제가 한국 음식과 밤거리 문화를 함께 즐기는 자리가 됐다.
1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홍대 관광특구의 최대 운집 인파는 13만 명, 이태원 관광특구는 3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홍대는 오후 9시, 이태원은 오후 11시~밤 12시에 가장 붐볐다. 내·외국인을 합친 실시간 추산치는 지난해보다 각각 18.2%, 13.3% 늘어났다. 시는 이날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별다른 인파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만난 외국인 중에는 핼러윈데이를 즐기기 위해 한국을 찾은 이도 있었다. 지난달 30일 이태원에서 만난 이스라엘 출신 알렉스(35)는 부인, 딸과 함께 방한했다. 지난해 홍콩에서 핼러윈데이를 보낸 그는 비슷한 분위기를 찾아 한국에 왔다며 “기대 이상이다. 방문할 곳과 술집이 많고 사람도 많아 흥미롭다”고 말했다. 이튿날에는 홍대를 방문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들이 꼽은 매력은 자유롭게 축제를 즐길 수 있는 분위기였다. 알렉스는 이스라엘에서는 무슨 일이 생길지 대비해야 하지만 한국에서는 걱정 없이 여행하고 사람들과 인사할 수 있어 자유롭게 느껴진다고 했다. 휴가차 한국에 온 이탈리아인 알렉산드라(33)는 서울에서 핼러윈데이를 보내고 싶었다며 “매우 안전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31일 오후 6시부터 이태원119안전센터~녹사평광장 차도를 보행 공간으로 개방했다. 오후 11시47분 이후에는 이태원역에서 지하철 상·하행 4대가 무정차 통과했다. 서울시는 경찰·소방 등 인력 2638명을 투입했다. 일부 골목에서 병목현상이 나타났지만 진입 통제와 인파 분산으로 대응했다. 안전관리 인력이 곳곳에서 보행 흐름을 살핀 덕에 인파가 서로 밀치는 모습은 눈에 띄지 않았다. 러시아 출신으로 스페인에 거주하는 닉(28)은 “해외 그 어떤 나라보다도 경찰이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안전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거리 곳곳에 버려진 담배꽁초와 술병, 만취객 등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길에서 술을 마시며 크게 소리를 지르는 이가 여럿이었고, 취객과 호객행위에 불편함을 느끼는 시민들도 보였다. 핼러윈데이 당일 홍대 KT&G 상상마당 인근에서 연신 담배꽁초를 쓸어 담던 60대 환경미화원 김모씨는 “쓰레기봉투 몇 개를 채우는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이날 홍대에서는 ‘마약 사탕’을 건네받았다는 신고로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도 벌어졌다. 사탕에서 마약류가 검출되지 않아 오인 신고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영리/이소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