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 821조원 슈퍼예산과 별도로 설치하는 미래대응기금의 지속 가능성을 두고 또 우려가 제기됐다. 지난주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현금성 지원 사업이 너무 많다’는 우려를 내놓은 데 이어 이번에는 국회예산정책처가 같은 맥락의 ‘2027년도 예산안 총괄 분석’ 보고서를 공개했다. 학계와 시민단체 등 민간뿐만 아니라 공적 영역의 기관도 잇달아 기금 운용 원칙과 방향을 재설계할 것을 주문하고 나선 것이다.

정부는 반도체 초호황에 따른 추가세수를 활용해 내년에 162조3000억원 규모 미래대응기금을 설치하겠다고 진작 밝혔다. 급증한 세수를 일회성 예산으로 소비하지 않고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와 양극화 완화 재원으로 사용하겠다는 취지다. 당장 내년 미래대응기금에선 45조4000억원은 투자에, 12조5000억원은 국채 발행 축소에 사용하고 나머지 104조4000억원은 여유자금으로 적립할 예정이다.

미래대응기금 설치 취지로만 보면 이상할 게 없다. 그렇지만 기금 운용 계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국가재정을 연구·분석하는 국회 소속 기관인 예산정책처는 2029년 이후에는 미래대응기금 재원으로 활용할 추가세수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일시적 재원으로 계속사업을 확대하면 지출 수요를 감당할 수 없게 된다’고 꼬집었다. 한 번 예산을 편성하면 감축하기 어려운 아동 기본수당이나 청년미래적금 재원으로 미래대응기금을 투입하는 게 바람직하냐는 상식적 문제 제기다.

예산정책처는 ‘국가채무를 세수 호조기에 줄이는 것이 국가재정법 취지에 부합한다’고도 했다. 국채 상환 규모를 더 늘릴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노르웨이 국부펀드 등은 구체적인 적립 및 인출 원칙 없이 일반 재정사업을 수행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내놨다. 기금이 정부 쌈짓돈처럼 쓰일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낸 것이다. 확장 일변도의 재정 정책이 총수요를 늘려 물가 불안, 금리 상승 등의 경로를 거쳐 취약계층 부담을 가중할 가능성도 우려했다. 모두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분석이다. 재정이 나라 미래를 위해 제대로 쓰일 수 있도록 더 심도 있는 논의와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