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범부처 합동으로 대규모 인공지능(AI) 로봇 공공구매에 나선다. 초기 공공 수요를 열어 국내 로봇 기업의 역량을 신속히 고도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지난달 국가첨단전략산업위원회에서 2030년까지 AI 로봇 20만 대(공공 1만5000대, 민간 18만5000대)를 보급하겠다는 로드맵을 내놨다. 내년 예산안에 8개 부처 수요를 반영해 AI 로봇 1700여 대, 3400억원 규모의 공공구매 예산을 편성했다. 국회 심의를 통과하면 내년부터 소방·경찰·국방 등 국민 안전 분야와 농업·돌봄 현장, 대학 연구용 등으로 로봇이 대거 투입된다.

이를 위해 산업통상부는 지난 28~29일 국방부, 소방청, 경찰청 등 9개 수요기관과 레인보우로보틱스, 로보티즈 등 로봇기업 11곳이 참석한 가운데 ‘2026년 공공수요 연계 4륜·4족 로봇 제품 설명회’를 열었다. 현장 수요 발굴을 위해서다.

공공 현장이 국산 로봇 실증 현장이 되도록 하되, 과거 장비 보급 사업의 고질적 문제이던 현장 방치가 반복되지 않도록 사후관리를 철저히 하기로 했다. 기업이 고장에 신속히 대응하도록 하자 보수 책임을 강화하고, 운영 중 사고에 대비해 보험 가입도 의무화한다. 또 이를 위한 유지보수 예산을 확보해 나갈 방침이다.

일선 구매 실무자를 위한 보호책도 마련한다. 공공기관 구매 담당자가 감사 및 문책을 우려해 AI 로봇 도입을 주저하지 않도록 합리적인 범위에서 기준과 절차를 준수했다면 불이익을 받지 않게 하는 ‘구매기관 면책’ 방안을 추진한다. 전기버스 보조금 사업처럼 중국산 저가 제품이 혜택을 쓸어가는 일을 막기 위해 산업부가 범부처 조율 역할도 강화한다.

박태현 산업부 산업인공지능정책관은 “보급 이후 현장에서 얼마나 잘 쓰이느냐가 정책 성공의 관건인 만큼 공공기관으로부터 로봇 활용 성과를 주기적으로 제출받겠다”며 “초기 자금 조달부터 실증·양산까지 전 주기를 전폭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국민성장펀드와 산업혁신펀드 등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