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하남시 전경. 한경DB
경기 하남시 전경. 한경DB
정부가 경기 김포·구리·하남·의정부·고양 6곳에 7만6700가구 규모 신규 공공택지 후보지를 발표하고 ‘공공택지 최단기 착공모델’을 적용하기로 했다. 후보지 발표부터 착공까지 평균 68개월 걸리던 절차를 37개월로 줄여 2030년 안에 착공한다는 목표다. 지구 지정 전에 보상 조사와 지구계획 용역을 시작하고, 차례로 밟던 인허가 절차를 동시에 진행하는 게 핵심이다.

국토교통부는 29일 ‘주택 신속 공급방안(8·13 대책)’ 후속 조치로 수도권 신규택지 후보지 6곳을 발표하면서 8·13 대책 때 마련한 최단기 착공모델을 이들 지구에 적용한다고 밝혔다. 지구 지정 단계부터 단계별 조기화 방안을 적용해 2030년 안에 착공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6곳은 모두 서울 경계에서 약 5㎞ 안에 있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훼손지다.

최단기 착공모델은 3기 신도시 기준 평균 68개월 걸리던 공공택지 조성 기간을 37개월로 31개월 줄이는 표준 절차다. 택지 조성 과정을 지구 지정, 지구계획 수립, 부지 확보, 부지 조성 등으로 나누고 단계마다 기간을 단축했다. 순서대로 밟던 절차를 앞당기거나 겹쳐 진행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최단기 착공모델을 3기 신도시와 서리풀지구 등 기존 공공택지에도 적용해 2030년까지 8만9000가구를 착공할 계획이다.

첫 단계인 지구 지정은 12개월에서 4개월로 줄어든다. 전략환경영향평가와 재해 영향성 검토를 앞당기고, 중앙토지수용위원회와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함께 진행한다. 지구계획 수립 기간은 24개월에서 13개월로 단축된다. 지구계획 관련 용역을 지구 지정 전에 미리 발주해 시간을 번다.

가장 오래 걸리던 보상·이주·퇴거 등 부지 확보 단계는 44개월에서 24개월로 줄인다. 지구 지정 이후 하던 토지·물건 기본조사를 지구 지정 전으로 앞당기고 감정평가를 병행한다. 기본조사부터 협의 보상 착수까지 걸리던 기간은 21개월에서 9개월로 짧아진다. 보상에 협조하는 토지 소유자에게 협조장려금과 비현금 보상 세제 혜택을 주고, 보상을 거부하는 경우 이행강제금과 인도 소송으로 대응하는 방안도 담았다.

부지 조성부터 주택 착공까지 걸리는 기간은 12개월에서 9개월로 줄어든다. 공사 인허가와 계약을 앞당기고 오염토 정화, 문화재 조사, 송전선로 지중화 등 그동안 착공을 늦춰 온 요인을 미리 해소한다. 그린벨트 해제지구의 착공을 지연시키던 훼손지 복구 절차도 손질했다. 30만㎡ 미만 지구는 훼손지 복구사업 대신 부담금을 먼저 낼 수 있다. 30만㎡ 이상 지구도 해당 시·군에 복구 대상지가 없으면 부담금 납부를 허용한다.

제도 기반은 일부 마련됐다. 지난 8월 2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공공주택특별법 개정안은 지구 지정 전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 평가항목 결정과 초안 작성 단계를 생략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는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착공까지 7개월이 더 걸린다고 밝혀 왔다. 토지·물건조서 작성 전에도 보상계획을 공고할 수 있게 하는 공공주택특별법 개정안은 모경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6일 대표로 발의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회부됐다. 홍지선 국토부 장관은 2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발표 후 착공까지 68개월이 걸리던 공공택지 조성 기간을 37개월로 줄이려면 공공주택특별법과 토지보상법 개정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밝혔다.

37개월은 표준모델이어서 지구별 여건에 따라 일정이 달라질 수 있다. 국토부는 8·13 대책 발표 당시 주민 반발이 거센 경우 일정이 일부 바뀔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공유지 비중이 높고 택지 규모 등 사업 여건이 좋은 곳에는 21~34개월 안에 착공하는 특화 모델을 적용할 예정이다.

이번 후보지는 김포아라(3만7000가구), 구리건원(1만4600가구), 하남미사 K-컬처(1만2000가구), 하남감일2(6500가구), 고양대곡지식융합 확장(4000가구), 의정부다락원(2600가구)이다. 8·13 대책 때 먼저 공개한 서울강서·남양주도심·경기광주역세권2 등 3곳(2만7200가구)을 합하면 신규택지는 10만3900가구다.

홍 장관은 “청년·신혼부부 등 실수요자가 선호하는 우수한 지역에 지속적으로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번 신규택지는 지구 지정부터 착공까지 모든 절차에 최단기 착공 모델을 적용해 신속하게 공급하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