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사진=삼성전자, SK하이닉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경쟁이 미·중 클라우드 업체 간 메모리 반도체 선점 경쟁으로 확산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장기 실적 가시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기존 5년 중심의 장기공급계약(LTA)이 10년 단위로 확대되면 메모리 가격 협상력이 강화되고, 실적 변동성 완화와 밸류에이션 재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최근 알리바바, 바이두, 텐센트, 바이트댄스 등 중국 4대 클라우드 업체(CSP)들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메모리 업체에 DDR5와 LPDDR5X 등 서버용 D램에 대한 2035년까지의 10년간 초장기 공급계약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는 중국 CXMT가 AI 서버용 고성능 DDR 및 LPDDR 기술력과 양산 안정성에서 모두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여전히 뒤쳐져 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삼성전자 전체 D램 매출에서 중국 CSP가 차지하는 비중은 7~8%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돼 향후 장기공급계약(LTA) 체결 시 매출 성장 여력이 한층 확대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KB증권은 미·중 클라우드 업체간 물량 확보 경쟁이 메모리 가격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본부장은 "삼성전자는 내년 메모리 생산 예정 물량의 약 70~80%를 이미 LTA로 배정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잔여 20~30% 물량을 둘러싸고도 미국 하이퍼스케일러 간 확보 경쟁이 지속되는 상황"이라며 "여기에 중국 4대 CSP 업체까지 메모리 공급 확보 경쟁에 가세할 경우 LTA 가격 협상에서 메모리 가격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짚었다.

AI 수익화 확신과 10년 초장기 계약은 기업가치 재평가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게 KB증권 시각이다. 김 본부장은 "최근 앤트로픽의 분기 실적에서 AI 매출 성장 속도가 컴퓨팅 비용 증가 속도를 웃돈 것으로 확인되고, AI 수익화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강화됐다"며 "아울러 기업공개(IPO)를 통한 투자 재원 확충은 AI 업계의 자본 조달 우려를 상당 부분 해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에 따른 AI 인프라 투자 확대는 메모리 수요 증가로 직결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김 본부장은 또 "중국 클라우드 업체까지 장기 물량 확보 경쟁에 합류하면서 기존 5년 중심이던 LTA가 10년 단위로 확대될 경우 삼성전자의 판매 가시성과 가격 협상력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특히 10년 초장기 공급계약은 메모리 산업의 변동성을 완화하고 장기 이익 가시성을 높이는 구조적 변화로, 향후 삼성전자의 밸류에이션 재평가를 촉진해 기업가치 재평가의 전환점이 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memo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