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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등 경쟁자들은 '쓴맛'
지진 우려 등에 도쿄 흥행 불발
싱가포르, 부유층 수집열 약해
대만은 올해 '당다이' 개최 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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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까지만 해도 싱가포르는 아시아 미술시장의 주요 거점 중 하나였다. 소더비와 크리스티가 이곳에서 미술 경매를 열었다. 하지만 두 회사는 2000년대 들어 이 경매를 차례로 홍콩으로 옮겼다.
2023년 출범한 싱가포르의 아트페어 아트SG는 첫해 참가 화랑이 150곳을 넘을 정도로 성황리에 개최됐지만, 올해 참여 화랑은 100여곳에 불과하다. 페이스와 데이비드 즈워너 등 대형 화랑들도 재작년부터 발길을 끊었다. 싱가포르가 아시아 시장의 중심인 한·중·일에서 너무 먼 데다, 현지 미술 시장의 규모도 생각보다 작다는 게 화랑들의 판단이다.
경제 규모에 비해 싱가포르 부유층의 미술품 수집 열기는 약한 편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화랑 지구인 길먼 배럭스를 주택단지로 재개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아트SG 참가 경험이 있는 한 갤러리스트는 “자신의 부와 컬렉션을 과시하는 문화가 있는 나라에서 미술시장이 발달하는데, 싱가포르 부유층에는 그런 문화가 없어서 자체 시장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대만도 상황은 좋지 않다. 2019년 출범한 국제 아트페어 타이베이 당다이는 올해 행사를 열지 않았다. 첫해 90여 곳이던 참가 화랑이 지난해 50여 곳까지 줄어드는 등 흥행이 부진했던 탓이라는 분석이다. 홍콩과 비교했을 때 두드러지는 장점이 없다는 게 한계로 꼽힌다.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국제 아트페어 도쿄 겐다이 역시 서울을 위협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지난 4년간 공개된 판매 가운데 100만달러(약 14억원)를 넘긴 작품은 한 점도 없었고, 올해 주력 섹션 참가 화랑이 지난해 29곳에서 17곳으로 줄어든 게 근거다. 지진 우려로 보험료가 비싸고, 현대미술 수집 열기가 한국에 비해 떨어진다는 게 미술계 평가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