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는 전 세계 자산가의 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21일 열린 ‘ASK 싱가포르 2026’의 WM·패밀리오피스 세션에서 연사들은 정치적 안정과 과감한 세제 혜택을 그 비결로 꼽았다.

탕샤오칭 세비오라 투자솔루션본부 총괄은 “지정학적 불확실성으로 글로벌 자금이 전통적인 서구 거점에서 아시아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의 패밀리오피스는 2000개가 넘는다. 림만후에이 PwC 싱가포르 자산관리 리더는 올해 8월 도입된 운용사 성과보수 면세를 예로 들며 “싱가포르가 원래 개인 소득세를 면제해 주는 나라가 아니라는 점을 고려하면 굉장히 큰 변화”라고 말했다. 원칙을 양보하면서까지 글로벌 운용사와 자산가를 끌어들이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는 뜻이다. 나이절 페 타임폴리오자산운용 싱가포르법인 매니저는 아세안 부유층의 자산관리 수요 확대가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고 짚었다. 멀티패밀리오피스 파로캐피털의 레베카 우 매니징디렉터는 “싱가포르 패밀리오피스는 투자를 넘어 부의 보존과 승계까지 설계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예진 한국투자증권 GWM컨설팅부장은 국내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부자가 14년 새 3.7배로 늘면서 해외 자산 관리 등 수요가 커지고 있다고 했다. 송형우 삼정KPMG 파트너는 세금 제도가 수익률을 좌우하는 만큼 투자 구조를 초기 단계부터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싱가포르=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