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기판 검사장비 전문기업 기가비스가 6일 만에 약 775억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잇달아 체결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의 약 1.5배에 달하는 규모다. 국내 반도체 기판 제조사에 이어 중국 업체에서도 대규모 수주를 확보하면서 반도체 후공정 장비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기가비스는 중국 반도체 기판 제조업체와 305억8909만원 규모의 반도체 기판 검사 및 수리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28일 공시했다. 계약금액은 지난해 연결 매출액 524억3500만원의 58.34%에 해당한다. 계약기간은 지난 27일부터 내년 10월 30일까지다. 장비는 자체 생산해 해외에 공급한다.

이번 계약은 지난 23일 발표한 469억3700만원 규모의 국내 반도체 기판 검사장비 공급계약에 이은 것이다. 당시 계약금액은 지난해 매출의 89.51%에 달했다. 두 계약의 합산 금액은 775억2609만원으로 지난해 매출의 약 147.9%다. 국내 업체에 공급하는 장비는 내년 12월 말까지 납품할 예정이다.

중국 측 계약 당사자는 비밀유지 요청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회사는 최근 3년간 해당 업체와 동종 계약을 이행한 이력이 있다고 밝혔다. 신규 거래처를 확보한 것이 아니라 기존 고객사와 추가 계약을 맺은 것이다. 대금은 계약금 10%, 중도금 80%, 잔금 10%로 나눠 받는다.

2004년 설립된 기가비스는 반도체 패키지 기판의 불량을 검사하고 수리하는 장비를 제조하는 기업이다. 2023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주력 제품은 자동광학검사기(AOI)와 자동광학수리기(AOR)다. AOI는 기판에 새겨진 미세 회로의 결함을 광학기술로 찾아내는 장비다. AOR은 레이저를 이용해 회로의 결함을 수리하는 장비로, 불량률을 낮추고 생산 수율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특히 고성능 반도체에 사용되는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 기판용 검사·수리장비가 주력이다. FC-BGA는 반도체 칩과 메인보드를 연결하는 고밀도 패키지 기판으로, 회로가 미세하고 복잡해질수록 정밀한 검사와 수리 기술이 중요해진다. 기가비스는 일본 이비덴과 신코, 대만 유니마이크론 등 글로벌 반도체 기판 제조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기가비스의 지난해 연결 매출액은 524억원으로 전년 261억원보다 약 두 배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2024년 18억원 적자에서 지난해 121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올해 2분기에는 매출 223억원, 영업이익 66억원을 기록하며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최근 반도체 패키징 기술이 고도화하면서 미세 회로의 결함을 정밀하게 검사하고 수리하는 장비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이번 대규모 수주가 향후 실적에 얼마나 반영될지는 실제 장비 납품과 검수 일정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조철오 기자 che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