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정훈 연세대 교수가 28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업의 경영 위기와 대응 원칙' 세미나에서 개회사를 발표하고 있다. / 사진=한국미디어경영학회 제공
모정훈 연세대 교수가 28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업의 경영 위기와 대응 원칙' 세미나에서 개회사를 발표하고 있다. / 사진=한국미디어경영학회 제공
기업이 보안 사고나 시스템 장애로 무너진 고객 신뢰를 회복하려면 기술적 문제 해결을 넘어 실질적인 피해 구제와 재발 방지에 나서야 한다는 학계 분석이 나왔다. 사고 이후 고객의 위험과 비용을 기업이 적극적으로 부담하고, 개선 조치가 실제 현장에서 작동하는지 지속적으로 검증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국미디어경영학회는 28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기업의 경영 위기와 대응 원칙' 세미나를 열고 국내외 기업의 위기 대응 사례와 시사점을 논의했다. 안정민 한림대 교수와 신민수 한양대 교수가 발제를 맡았다.

첫 발표자인 안 교수는 글로벌 보안기업 크라우드스트라이크와 미국 사우스웨스트항공 사례를 분석했다. 2024년 7월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오류는 전 세계 약 850만대의 윈도 기기에 영향을 미쳤다. 문제가 된 업데이트를 복구한 뒤에도 고객 기업들은 별도로 시스템을 정상화해야 했다.
안정민 한림대 교수가 '기업의 경영 위기와 대응 원칙'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 사진=한국미디어경영학회 제공
안정민 한림대 교수가 '기업의 경영 위기와 대응 원칙'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 사진=한국미디어경영학회 제공
사우스웨스트항공은 2022년 12월 악천후와 내부 운영체계의 문제로 1만6700편 이상의 항공편이 결항됐다. 항공기 운항이 정상화된 이후에도 승객의 환불과 수하물 처리 등 고객 피해가 이어졌다.

안 교수는 "기업이 시스템을 정상화했다고 해서 고객의 문제가 모두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며 "위기관리의 성과는 고객의 신뢰 회복까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의 대응 원칙을 "설명하고, 해결하고, 증명하는 것"으로 요약하며 "이 세 가지는 순차적이 아니라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민수 한양대 교수가 '기업의 경영 위기와 대응 원칙'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 사진=한국미디어경영학회 제공
신민수 한양대 교수가 '기업의 경영 위기와 대응 원칙'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 사진=한국미디어경영학회 제공
신 교수는 지난해 4월 사이버 침해사고를 겪은 SK텔레콤의 대응 사례를 발표했다. 그는 고객이 부담하던 위험과 비용을 기업이 떠안은 점에 주목했다. SK텔레콤은 유심보호서비스 자동 적용과 무료 유심 교체, 통신요금 50% 할인, 해지 위약금 면제 등을 시행했다. 향후 5년간 7000억원 규모의 정보보호 투자도 추진한다.

그 결과 SK텔레콤의 월평균 해지율은 지난해 2분기 1.6%에서 올해 2분기 0.8%로 낮아졌다. 올해 상반기 휴대전화 가입자는 지난해 말보다 22만명 늘었다.

신 교수는 "기업이 먼저 비용을 부담하니까 사과의 메시지가 정확하게 전달됐다"며 "고객에게 떠날 수 있는 권리를 돌려준 점도 신뢰 회복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다만 사고 초기 공지 지연과 유심 교체 과정의 혼선은 개선 과제로 지적했다.

라현진 기자 raral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