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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써보면 절대 못 끊는다"…돈 먹는 하마가 쓴 '대반전'
'돈 버는 AI' 입증한 앤트로픽…반도체 랠리 불씨 살렸다
AI모델 기업 첫 상장 출격…역대 최대 IPO
매출 1년새 14배 늘고 첫 흑자…몸값 2650조원
투심 악화 속 연말 증시 가늠자…반도체株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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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인공지능(AI) 클로드를 개발한 앤트로픽이 미국 증시에 상장을 신청하면서 위태롭던 AI 투자 랠리의 불씨를 되살렸다. 투자 증가세를 넘어서는 가파른 매출 성장세를 처음으로 공개해 ‘AI 수익화’ 논란을 정면 돌파했기 때문이다. 이익 둔화 우려로 연일 하락하던 코스피지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3%대 반등했다.
앤트로픽은 26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기업공개(IPO)를 위한 증권신고서(Form S-1)를 제출했다. 앤트로픽은 나스닥거래소에 종목코드(티커) ‘ANT’로 상장한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컴퓨팅·인프라 투자 비용은 23억3400만달러에서 89억4500만달러로 283% 증가했다.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지만 매출 증가율(1300%)이 그보다 높다는 점이 확인돼 AI 수익화에 대한 신뢰가 커졌다.
미국과 한국 증시는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즉각 반응했다. 이날 미국 증시에서 마이크론테크놀로지(2.98%) 브로드컴(2.33%) 등이 상승했고, 27일 유가증권시장에선 삼성전자(4.23%)와 SK하이닉스(5.18%)가 급등했다. AI 인프라 투자를 둘러싼 파열음이 잇달아 나오면서 꺾인 반도체주 투자심리가 살아났다.
앤트로픽의 상장 시점은 이르면 다음달 중순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하면 순수 AI 모델 개발사로는 첫 상장 사례가 된다. 로이터와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기업가치를 2조달러(약 2650조원)로 평가받아 이번 상장에서 최대 1000억달러를 조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부 투자자는 이보다 25% 낮은 1조5000억달러를 적정 가치로 봤다. 지난 6월 상장한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 1조7500억달러를 뛰어넘을지도 관심사다.
앤트로픽 첫 흑자…클로드 써본 고객, 1년 뒤 9배로 돈 더 썼다
수익성 논란 해소…1130조 투자 계획은 부담
앤트로픽은 26일(현지시간) 증권신고서에 재무제표를 처음 공개하며 이런 우려를 덜어냈다. 매출은 1년 만에 14배 늘었고, 지난 2분기엔 첫 흑자도 냈다. 다만 AI 인프라 기업과 맺은 1100조원 규모의 지출 약정은 여전히 걱정거리로 남았다.
◇기업시장 공략하며 첫 흑자 달성
비결은 기업 고객이다. 앤트로픽은 오픈AI와 달리 초기부터 소프트웨어 개발과 기업 업무에 AI 모델을 활용하는 시장을 적극 공략했다. 이 전략이 성공을 거두면서 지난달 기준 포천 500대 기업의 절반 이상이 앤트로픽을 사용하고 있다. 연 10만달러 이상을 쓰는 고객 중 챗봇 ‘클로드’와 코딩 도구 ‘클로드 코드’, AI에이전트 ‘클로드 코워크’를 동시에 사용하는 비율은 작년 말 30%에서 9개월 만에 50%대로 높아졌다.
한 번 앤트로픽 모델을 써 본 고객은 이용을 더 늘렸다. 지난달 말 앤트로픽 순매출유지율(NRR)은 900%에 달했다. 클로드를 사용한 고객이 다음 해엔 9배를 더 썼다는 뜻이다. 일반적인 구독형 소프트웨어(SaaS) 기업은 NRR이 120%만 넘어도 우수한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마크 마하니 에버코어ISI 애널리스트는 “앤트로픽은 첨단 AI 모델 개발사도 사업 규모가 커지면 단위 경제성을 흑자로 전환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향후 투자비만 1130조원
앤트로픽이 직면한 최대 변수는 앞으로 감당해야 할 투자 규모다. 앤트로픽이 이날 공개한 컴퓨팅 인프라 구매·임차 약정을 모두 더하면 2045년까지 8530억달러(약 1130조원)에 달한다. 구글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에 각각 1145억달러, 1100억달러, 449억달러를 지급하는 계약이 포함됐다. 매출이 앤트로픽보다 다섯 배나 많은 메타와 맞먹는 수준이다. 앤트로픽 창립자들은 “언뜻 보기에 무책임할 정도로 커 보일 수 있지만, 대담하고 합리적인 접근 방식”이라고 자평했다.안정적인 광고 매출을 올리는 메타와 달리 앤트로픽 매출은 변동성이 크다. 앤트로픽은 올해 상반기 매출의 약 80%를 고객이 실제 사용한 AI 토큰 양에 따라 거둬들였다. 경기가 나빠지거나 고객이 경쟁사 모델로 이동하면 매출이 급감할 수 있다는 얘기다. 반면 데이터센터 임차료와 클라우드 컴퓨팅 계약 등 앤트로픽이 내야 하는 비용은 사용량이 줄어들더라도 일정하게 지급해야 한다. 앤트로픽이 취소할 수 없는 구매 약정액은 2656억달러(약 352조원)에 이른다.
이와 함께 앤트로픽은 상장신청서에 TSMC 제조 수요 집중과 함께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등을 콕 집어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을 사업의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클라우드 기업과의 ‘복잡한 관계’도 위험 요소다. 구글과 MS 등은 앤트로픽 투자자이고, 컴퓨팅 자원 공급사이며, 클라우드 서비스인 구글 클라우드와 애저 등을 통해 앤트로픽 모델을 유통하는 고객사다. 앤트로픽은 “클라우드 기업이 (앤트로픽의) AI 모델과 애플리케이션을 자사 대비 불리한 조건으로 홍보하고 우선순위를 낮출 경우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적었다.
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강진규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