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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최대 낙폭"…룰라 당선에 브라질 금융시장 패닉
증시 13.9% 급락…고금리·부채 악순환 공포
26일(현지시간) 브라질 보베스파지수는 장중 17% 넘게 떨어진 뒤 13.9% 하락 마감했다. 코로나19 충격이 금융시장을 강타한 2020년 3월 후 최대 낙폭이다. 달러 대비 헤알화 가치도 전일보다 10% 넘게 추락했다가 종가 기준 약 8% 내렸다.
국채 금리 치솟자 브라질 정부 ‘깜짝’
증시에서는 차입 비중이 높은 기업을 중심으로 하락 폭이 컸다. 유통 업체 로자스케루케루와 마가지니루이자는 장중 각각 66%, 60% 폭락했다. 렌터카 업체 모비다는 60% 떨어졌고 주택 건설 업체 MRV는 45% 하락했다. 룰라 집권 연장으로 인플레이션과 고금리가 이어지면 이자 부담 증가, 소비자 구매력 약화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다.인플레이션 우려는 국채 가치를 떨어뜨렸다. 이날 브라질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2.46%포인트 급등해 연 15.450%를 기록했다. 장중에는 상승 폭이 3.398%포인트에 이르렀다. 이에 놀란 브라질 정부는 시장 개입에 나섰다. 27일과 29일로 예정한 물가 연동·고정금리 국채 입찰을 취소하고 148억헤알(약 3조6500억원) 규모 국채를 재매입했다.
국채 금리 급등에 따른 시장 금리 상승은 브라질 기업과 국민에게 상당한 이자 부담 증가로 돌아올 것으로 전망된다. 신용정보회사 세라사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채무를 연체한 개인과 기업은 각각 8400만 명, 930만 곳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대선 과정에서 룰라가 영세 사업자 및 소상공인 360만 명에게 채무 탕감을 약속해 일부러 빚을 갚지 않는 이도 적지 않다.
당선 위한 돈 잔치…부메랑으로 돌아온다
문제는 관련 정책을 시행할 재정 여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브라질 국가 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약 83%로, 3기 룰라 정부 출범 이후 3년여간 10%포인트 넘게 높아졌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브라질 재정적자 규모가 올해 GDP의 8%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의 시장 개입에도 국채 금리가 추가 상승할 수 있는 요인이다.글로벌 자산운용사 야누스헨더슨의 매슈 컬리 포트폴리오매니저는 “연 15% 안팎의 국채 금리가 앞으로 4년 더 이어지면 브라질 경제는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헤알화 약세가 기대인플레이션율과 시장 금리를 밀어 올려 정부의 국채 이자 부담을 키울 것이라는 진단이다. 이는 다시 헤알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리우 두리간 재무장관은 “내년 기초재정수지 흑자를 달성하겠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구체적 방안은 제시하지 않았다. 기초재정수지는 국채 이자 지급을 제외한 재정수지다. 로이터통신은 “의무지출이 늘면서 정부가 조정할 수 있는 예산이 전체의 8%에도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윌리엄 포스터 무디스 국가신용등급 담당 수석부사장은 “신뢰할 만한 장기 적자 감축 계획 없이 부채가 늘면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바꿀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무디스의 브라질 국가신용등급은 투자적격등급보다 한 단계 낮은 ‘Ba1’이며 등급 전망은 ‘안정적’이다.
오세성 기자 sesung@hankyung.com